미국 시민권 포기하고 해군 장교 선택한 이지호, 기수 대표로 임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28일 해군 소위로 임관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날 임관식에는 양가 가족이 모두 참석해 이씨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특히 2009년 이혼한 부친 이재용 회장과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함께한 것은 16년 만에 처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대열 정중앙 맨 앞에 선 이씨는 무선마이크를 착용하고 “열중쉬어”, “뒤로 돌아”, “받들어총” 등의 구호를 또렷하게 외치며 동기 장교들을 통솔했다. 입대 전보다 살이 빠진 모습이었지만, 구령은 흔들림 없이 맑고 단단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 소위가 훈련 기간 동기들과 잘 지내고 바르게 생활하며, 훈련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해 대대장 후보생 2인 중 최종 기수 대표로 뽑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군 75명(여군 18명 포함), 해병대 14명(여군 3명 포함) 등 신임 장교 89명이 함께 임관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입대 후 11주간 3단계 교육훈련을 거치며 장교로서의 자질을 함양했다.
임관식장에는 오후 1시 20분께 삼성가와 대상가 가족들이 모두 참석했다. 삼성가에서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할머니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고모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단상 가족석에 앉았다.
계급장 수여식에서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명예관장이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가 이지호 소위의 양 어깨에 소위 계급장을 달아줬다.
이 소위는 두 사람을 향해 “해군 소위로 명 받았습니다. 필승!“이라고 경례하며 복창했고, 이 회장도 “필승”이라고 답하며 경례했다. 홍 명예관장은 손자를 꼭 끌어안았고, 이 회장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이 회장 가족이 자리를 옮기자 임세령 부회장이 아들에게 다가가 등을 토닥이고 임관을 축하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지호 소위는 해군과 사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감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중 보탬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던 중 지원하게 됐다”며 “해군 장교로 지원한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미 복수 국적자였던 이 소위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사례로 주목받았다.
통역 병과를 받은 이 소위는 3박 4일 휴가 후 경남 창원시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약 3주간 초등 군사교육을 받는다. 이후 부산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2주간 보직 전 교육을 거쳐 자대에 배치되며, 교육훈련 기간을 포함해 총 39개월간 복무하게 된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축사에서 “신임 장교들이 선배 전우들의 뒤를 이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장교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