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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마지막 7명 모두 사망

박지혜 기자
2025-11-15 07:44:15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참사…마지막 실종자 200시간 만에 주검 수습, 매몰 7명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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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마지막 7명 모두 사망 (사진=연합뉴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마지막 실종자가 사고 발생 8일 만인 14일 밤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이번 참사의 매몰자 7명은 전원 사망이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14일 오후 9시 57분께 사고 현장인 보일러 타워 5호기 잔해에서 김모(62)씨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고 발생 약 200시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구조대는 이날 중장비로 잔해 상부를 걷어내고 내부를 확인하는 수색 작업을 반복하던 중 오후 8시 49분께 김씨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후 주변 철 구조물을 절단하며 접근한 지 약 1시간여 만에 시신을 잔해 외부로 옮겼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에서 발생했다. 1980년 준공 후 44년이 지난 노후 보일러 타워를 해체하기 위한 작업 도중이었다.

당시 작업자들은 ‘사전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대형 구조물을 철거할 때 목표한 방향으로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절단하는 공정이다.

높이 63m, 가로 25m, 세로 15.5m 규모의 거대한 철 구조물이 예기치 않게 붕괴하면서 당시 작업 중이던 9명 중 2명은 구사일생으로 탈출했으나 나머지 7명이 매몰됐다.

구조 작업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H빔과 크고 작은 철근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매몰자 접근이 극도로 어려웠다.

특히 사고 발생 1시간 10여분 만에 발견된 김모(44)씨의 사례는 큰 안타까움을 남겼다. 철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씨는 당시 생존해 있었고 구조대와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했다.

하지만 잔해가 겹겹이 가로막고 있는 데다 막대한 하중의 구조물을 들어 올릴 수 없어 구조대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김씨는 이튿날 오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초기 수색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고 이틀째인 7일 2명, 9일 1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그러나 5호기 양옆의 보일러 타워 4호기와 6호기의 추가 붕괴 위험으로 중장비 사용과 인력 투입이 제한되며 수색은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사고 발생 6일째인 11일 낮 12시 4·6호기를 발파했다. 수색의 장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발파 이후 수색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당일 오후 1명, 12일과 13일 각각 1명의 시신을 추가 수습했다. 그리고 14일 밤 마지막 실종자까지 찾으면서 8일간의 수색 작업이 마무리됐다.

소방청은 사고 당일 오후 3시 13분 발령했던 국가소방동원령을 14일 오후 10시 17분 해제했다.

이번 보일러 타워 해체 공사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하고 HJ중공업이 시공을 맡았으며, 발파 전문업체 코리아카코가 하도급받아 진행 중이었다. 사망한 7명은 모두 코리아카코 소속이다.

한국동서발전과 HJ중공업은 사고 발생 일주일 만인 13일에야 공식 사과했다. 뒤늦은 사과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수색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사고 원인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44년 된 노후 구조물의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전 취약화 작업의 안전 조치는 적절했는지 등이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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