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김태리가 ‘매란 국극단’에서 쫓겨난 뒤, 마지못해 텔레비죤 가수로 전향하며 험난한 미래를 예고한 가운데 신예은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긴장감을 높였다.
지난 20일(일)에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4화에서는 매란 국극단에서 퇴출당한 정년이(김태리 분)가 국극단 복귀를 꿈꾸며, 생계를 위한 임시방편으로 텔레비죤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정년이의 엄마 용례(문소리 분)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판소리 천재 소녀 채공선이었다는 사실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시작됐다. 과거 용례와 같은 스승을 모셨던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소복(라미란 분)은 정년이를 목포로 데려가려는 용례를 붙들고 정년이의 꿈을 존중하라고 설득했다. 또한 자신 역시 가고팠던 ‘소리꾼의 정점’에 올랐던 용례가 그 길을 너무 쉽게 포기해버린 것에 대해 야속함을 드러냈다.
이에 용례는 “그럼 어쩌냐. 소리를 허고 싶어도 소리가 안 나오는디”라며 울먹여, 그의 깊은 상처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소복은 “네 딸 소리하는 거 제대로 들어본 적은 있니?”라고 말해 용례의 마음을 흔들었고, 정년이가 소리 연습을 하는 광경을 지켜본 용례는 과거의 자신과 겹쳐 보이는 정년이의 모습에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 흘렸다.
용례는 국극을 향한 정년이의 열정을 절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에게 자신이 겪은 실패와 아픔을 대물림할 수는 없었다. 이에 국극을 하겠다는 뜻을 꺾지 않는 정년이에게 ‘이곳에 남으면 부모 자식의 연을 끊고 없는 자식인 셈 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정년이는 눈물을 머금고 “남을라네”라는 한 마디를 내뱉었고, 용례는 무너지듯 돌아서서 매란을 떠났다.
이처럼 가족과도 절연하고, 돌아갈 곳이 없어진 정년에게 매란 국극단은 유일한 삶의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파란이 들이닥쳐 정년이의 꿈을 산산조각 내고 말았다. 다친 주란(우다비 분)을 대신해서 다방에서 일하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정년이의 공연을 영서(신예은 분)가 목격한 직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소복이 정년이를 매란에서 퇴출시킨 것. 주란을 보호하기 위해 시원스레 변명조차 못 한 정년이는 그저 매란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짐꾸러미 속에서 앞서 자신을 텔레비죤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던 피디 박종국(김태훈 분)의 명함을 발견한 정년이는 도움을 청했고, 매란 국극단에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서울에서 버틸 요량으로 종국이 제안한 가수 데뷔를 받아들이고 계약서에 날인을 했다. 그리고 가수 패트리샤(이미도 분)에게 유행가 트레이닝을 받고, 메이크오버까지 했지만 마치 다른 사람의 옷을 입은 것만 같은 기분 속에 남몰래 매란 국극단에 미련을 간직했다.
한편, 정년이는 종국과 함께 유명 소프라노이자 영서의 언니인 허영인(민경아 분)의 리사이틀 공연과 뒷풀이 파티에 참석했다. 가수 데뷔를 앞두고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이었다. 소복, 옥경, 혜랑도 자리를 빛냈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처지로 마주한 정년이와 매란 사람들은 서로 씁쓸하고도 어색한 기류를 형성했다.
이중 정년이와 영서, 그리고 옥경은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이때 옥경은 정년이에게 “나는 네가 너무 멀리 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넌 타고난 무대체질이니까 물론 가수도 잘 해내겠지. 하지만 난 소리 할 때 네가 제일 좋았어”라고 말해 마음을 뒤흔들었다.
또한 정년이는 자신을 보며 우물쭈물하는 영서에게 “나 다방서 일 한 거 말이여. 니가 안 일렀다는 거 다 알고 이따고. 니 됨됨이를 알어야. 니가 말을 싹수없이 해서 그라지. 넘의 비밀 뽀로로 달려가가꼬 이르는 위인은 아닌께”라고 말해 영서의 부채감을 덜어줬다.
이에 영서는 정년이의 따귀를 내려쳤고, 정년이 역시 영서의 뺨을 내리치며 맞대응했다. 그리고 다시 손을 올리는 영서의 팔목을 낚아챈 정년이가 “너만 성깔 있고 자존심 있는 거 아니여. 앞으로는 나도 당한 만큼 고스란히 갚아줄 거여. 나도 인자 너 참아줄 이유가 없응께”라고 경고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흥미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이에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겪으며 한과 독기를 품은 정년이가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향후 전개에 궁금증이 치솟는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혜랑의 어두운 이면이 비춰지기도 했다. 혜랑이 매란국극단 사업부 고부장(류승수 분)과 유착 관계였으며, 고부장이 매란의 자금을 빼돌려 놀음판에 유용하고 있는 것을 혜랑이 알면서 묵인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처럼 파란만장한 전개가 펼쳐진 ‘정년이’ 4화에 시청자들은 "시간 순삭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정년이는 레알 관계성 맛집임 오늘 정년이 영서 혐관 완전 맛도리", "무슨 드라마가 이렇게 재밌어", "정년이 국극단 나가서 맘 고생하더니 담주 레전드 찍을 각", "한 회 한 회 아껴보고 싶은데 왜 이리 빨리 끝나는지 50부작 해주세요" 등의 시청 소감을 남겼다.
한편,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 매주 금, 토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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