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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변희봉, 오늘 2주기

박지혜 기자
2025-09-18 08: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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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변희봉, 오늘 2주기 ©bnt뉴스 

배우 고(故) 변희봉(본명 변인철)이 세상을 떠난 지 오늘로 정확히 2년이 흘렸다. 그는 2023년 9월 18일 췌장암 투병 끝에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2017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암이 재발하면서 긴 투병 생활을 이어가다 결국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는 생전 “죽는 날까지 연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카메라 앞에 섰다.

1942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변희봉은 1966년 MBC 성우 공채 2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성우로 시작한 그의 연기 인생은 이후 60여 년간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궤적을 그려왔다.

드라마에서는 ‘전원일기’, ‘조선왕조 오백년’, ‘여명의 눈동자’, ‘허준’, ‘하얀거탑’, ‘솔약국집 아들들’, ‘공부의 신’,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등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 특히 그의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국민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했다.

영화에서도 ‘화산고’,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 중에서도 2006년 영화 ‘괴물’로 제27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제51회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남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며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변희봉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봉준호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이다. 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옥자’(2017)까지 연달아 출연하며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렸다.

봉준호 감독은 생전 변희봉에 대해 “이미 여러 편의 작품을 함께 했지만 다음이 기대되고, 감독으로서 점점 더 캐내고 싶게 만드는 배우”라고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2017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옥자’로 참석한 변희봉은 74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오랜 꿈을 이뤘다. 당시 그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70이 다 기운 고목에 꽃이 핀 기분이다. 이제 다 저물었는데 미래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니냐 하는 기대감도 생겼다”며 “죽는 날까지 하겠다”고 다짐했다.

2018년 ‘미스터 션샤인’ 출연을 위한 건강검진에서 췌장암을 발견한 후에도 변희봉은 연기를 멈추지 않았다. 완치 판정을 받은 후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트랩’, 영화 ‘양자물리학’ 등에 출연하며 생전 약속했던 “죽는 날까지” 연기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했다.

2020년에는 문화 각계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고두심, 윤항기와 함께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변희봉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는 물론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등이 빈소를 찾았고, 박해일, 배두나, 전도연, 정보석 등 동료 배우들이 화환을 보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024년 10월 ‘제15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서는 故 변희봉에게 공로상이 수여되었다. AI로 재현된 그의 모습이 “큰 상을 주어서 감사하다. 저를 기억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사랑한다”고 인사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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