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오늘, 어떤 신념을 살고 있는가”
‘곤 투모로우’는 갑신정변 이후 일본으로 망명한 김옥균의 마지막 시간을 모티브로 한다. 조선의 변화를 꿈꿨던 혁명가 김옥균과 왕으로서의 무게를 짊어진 고종, 그리고 고종의 밀명을 받아 김옥균에게 접근하는 가상의 인물 한정훈이 중심에 선다.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건 자체보다 인물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한때 같은 내일을 꿈꿨던 김옥균과 고종은 점차 서로 다른 조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갑신정변은 그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1일 오후 7시 30분 공연에서는 손동운이 김옥균, 백형훈이 한정훈, 김준수가 고종으로 호흡을 맞췄다.
손동운이 연기한 김옥균은 실패한 혁명가라는 결과에만 머물지 않고, 자신의 선택과 신념을 끝까지 끌어안는 인물로 그려진다. 한때 같은 내일을 바라봤던 고종과 멀어진 뒤에도 자신이 꿈꿨던 변화에 대한 마음을 쉽게 놓지 않는 김옥균의 복잡한 감정이 극의 중심을 잡는다.

백형훈의 한정훈은 작품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고종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 김옥균에게 접근하지만, 직접 마주한 김옥균의 모습은 자신이 알고 있던 인물과 다르다. 임무를 위해 시작된 만남이 대화를 거듭할수록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한정훈 역시 자신의 선택과 신념을 돌아보게 된다.
김준수의 고종은 왕이라는 위치에서 오는 무게와 고독을 드러낸다. 김옥균과 같은 곳을 바라보던 순간부터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이후까지, 고종 역시 김옥균과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김옥균과 한정훈 사이에 놓인 고종의 존재는 작품 속 갈등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곤 투모로우’의 또 다른 특징은 영화적 감각을 살린 무대 연출이다.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서사의 흐름을 끊지 않고 장면과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특히 과거의 장면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암전으로 시간을 넘기지 않고, 배우들의 움직임과 조명을 활용해 시간이 되감기는 듯한 리와인드 장면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느와르적 분위기를 살린 무대와 조명이 더해져 작품의 비극적인 정서를 강조한다. 인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서로의 거리와 시선, 움직임으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절제된 표현은 인물들의 관계 변화와 감정의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곤 투모로우’가 던지는 질문은 혁명의 성공과 실패에 머물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선택 속에서도 끝내 꺼지지 않는 신념의 불씨가 다음 사람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불씨는 또 다른 ‘다음 내일’로 이어진다.
글: 허정은 기자 / 사진: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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