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작은 식당②] 웃음 뒤에 쌓인 단단한 시간…강예빈은 멈추지 않는다

김민주 기자
2026-10-02 21: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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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작은 곱창집에서 꺼낸 오래된 이야기와 새로운 꿈

‘작은 식당’은 음식을 나누며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마음을 듣는 자리다. 이번 손님은 배우 강예빈이다. 이날 식탁에는 오샤레와 함께 깜짝 게스트로 ‘2026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진 김유림도 자리했다. 10년 차 연극배우이자 안무가, 모델로 활동해온 김유림은 오는 11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세계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을 앞두고 있다.

사람은 때로 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된다. 강예빈에게는 밝은 웃음과 화려한 모습이 그 장면이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익숙한 모습 하나로 그가 보낸 시간을 모두 알 수는 없다.

이날 강예빈을 만난 곳은 성수동의 작은 곱창집이다. 한우곱창 모둠한판에 담긴 곱창과 대창, 막창이 노릇하게 익어가는 동안 대화도 조금씩 풀렸다. 잘 익은 한 점을 접시에 덜어주고 좋아하는 부위를 권하는 평범한 순간들. 음식을 나누는 사이에는 자신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보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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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빈은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와 ‘왕가네 식구들’, 영화와 연극 무대를 오가며 배우로서 일을 이어왔다. 예능에서는 솔직한 말투와 밝은 에너지로 눈길을 끌었다. 그 모습이 사랑받는 동안에도 대본을 읽고 현장에 가며 자기 몫의 일을 해왔다. 화면에 남은 한 장면만으로는 다 보이지 않는 시간이다.

오랜 시간 연극 무대에 서온 김유림 역시 배우로 살아가는 시간이 겉으로 보이는 장면보다 훨씬 길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강예빈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미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그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오래 알려진 사람에게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 활짝 웃는 사진 한 장은 오래 남지만, 그 밖의 시간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예빈이 익숙한 이미지를 지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밝고 당당한 모습도 그의 일부다. 이번에는 그가 무엇을 견뎠는지 캐묻기보다 지금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내일을 바라는지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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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전골 앞에서 잠시 젓가락을 내려놓자 이야기는 그가 요즘 하는 일로 옮겨갔다. 강예빈이 새로 도전한 무대 중 하나는 라이브커머스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익숙해도 제품을 이해해 자신의 말로 설명하고 실시간 질문에 답하는 일은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이름을 아는 시청자도 자신이 쓸 물건 앞에서는 구체적인 답을 원한다.

강예빈이 소개한 화장품은 라이브 방송에서 1만여 세트가 판매됐다. 숫자보다 눈에 남는 것은 새로운 일을 배우고, 직접 설명할 말을 준비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온 과정이다. 최근에는 닥터오와의 공동구매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좋은 작품을 만나 다시 관객 앞에 서고 싶어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오래 품어온 꿈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다.

김유림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는 말은 낯설지 않다. 배우와 안무가, 모델로 활동해온 그는 올해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에 도전해 진에 올랐고, 이제 대한민국 대표로 세계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각자 걸어온 길은 달랐지만 이날 식탁에서는 두 사람이 묘하게 닮아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익숙한 자리에서 머무르기보다 다음 장면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유림은 “결국 오래 활동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계속 움직이는 힘인 것 같다”며 “강예빈 선배님이 지금도 새로운 일을 배우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앞으로 어떤 배우로 살아갈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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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는 사람에게도 힘든 날은 있다. 그러나 힘들었던 시간을 모두 꺼내 보여줘야만 진심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강예빈은 지나온 자신을 부정하는 대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더하고 있다. 웃음 뒤의 시간을 설명하는 말보다 그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더 많은 것을 전한다.

한때 자신을 알린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일을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시선은 익숙한 곳에 머물러 있어도, 그의 하루는 앞으로 간다. 그 차이를 알아봐 주는 일부터 한 사람을 제대로 만나는 일이 시작된다.

오샤레와 김유림이 함께 나누던 이야기는 볶음밥이 나올 즈음 다시 가벼워졌다. 한 숟갈을 나누고 남은 한 점을 서로 권하는 모습에는 오래 알려진 얼굴보다 곁에 앉은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 특별한 고백이 없어도 함께 보낸 시간이 한 사람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 수 있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도 강예빈의 웃음은 처음과 같았다. 다만 이제는 그 웃음 곁에 오래 일해온 시간과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이 함께 보였다. 그 옆에는 이제 세계 무대를 준비하는 김유림이 있었다. 서로 다른 시간과 무대를 지나온 두 사람이 한 식탁에서 나눈 이야기는 결국 같은 곳을 향했다. 지나온 이름에 머물지 않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

누군가를 새롭게 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사람을 발견하는 일이 아닐지 모른다. 익숙한 얼굴에 미처 보지 못했던 시간을 더하는 일. 강예빈은 오늘도 자기 자리에서 다음 장면을 만들어가고 있다

진행|오샤레(bnt 콘텐츠 디렉터)
함께한 셀럽|배우 강예빈
깜짝 게스트|2026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진 김유림
글|김민주 기자(love4043@bntnews.co.kr)
사진|김치윤 기자
장소협조|양철북곱창 성수역점
대표ㅣ이성희
주요메뉴|한우곱창한판, 볼케이노 닭발, 한우육회, 폭탄 계란찜, 무생채 비빔밥, 복분자 하이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