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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2000원 코앞…유가 하루 만에 5% 급반등, 이란 “협상 없다” 강경

서정민 기자
2026-03-27 06: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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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2000원 코앞…유가 하루 만에 5% 급반등, 이란 “협상 없다” 강경(사진=ai생성)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5% 안팎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ℓ당 2000원대 돌파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5.8% 급등한 배럴당 108.01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2% 오른 배럴당 94.4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반등의 직접적 원인은 이란의 강경 입장이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제안한 종전안을 검토 중이지만, 직접 대화에 나설 의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너무 늦기 전에 진지하게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결코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높였다. 양국이 상반된 메시지를 쏟아내자 시장은 다시 전쟁 장기화 우려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다만 장 마감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에너지 시설 파괴를 10일간 중단하고, 협상 시한을 내달 6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장의 전면전 격화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국내 기름값에도 직격탄이 날아들고 있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주유소 공급 상한가를 휘발유 ℓ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1차 최고가격(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보다 유종별로 210원씩 오른 수치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이 2주 새 큰 폭으로 뛰면서 산정 기준 자체가 올라간 탓이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격의 상한선이다. 여기에 주유소의 운영비와 마진이 더해지는 만큼 소비자 판매가는 ℓ당 2000원을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차 최고가격제 경험상 소비자 판매가는 2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도 2배 이상 확대해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휘발유 유류세를 ℓ당 763원에서 698원으로,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낮추는 개정안을 3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되 27일부터 소급 적용한다. 화물·버스 대상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비율도 현행 50%에서 4월까지 한시적으로 70%로 올린다.

선박용 경유도 이번 2차 최고가격 적용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고유가로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어민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나프타에 대해선 생산·도입 물량 보고 의무화,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등 긴급 수급 조치가 함께 시행된다.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23.21원, 경유는 1818.79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휘발유 1854.75원으로 전국 최고, 부산이 1806.85원으로 최저를 기록해 양 도시 간 격차가 47.90원까지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공동체 위기를 틈타 담합 등으로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일선 주유소의 협조를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