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 are one’, 전 세대가 사랑하는 그룹 엑소가 다시 한번 팬들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엑소는 지난 4월 호치민을 시작으로 5월 나고야, 타이베이, 방콕, 마카오, 오사카, 6월 자카르타, 홍콩, 쿠알라룸푸르, 7월 마닐라, 도쿄, 가오슝, 싱가포르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투어의 열기를 이어 이번 앙코르 공연으로 2026년의 대미를 장식했다.

엑소는 지름 23m의 초대형 링 LED와 트러스 조명을 결합해 무대에 왕관을 씌운 듯한 ‘Crown’ 무대로 포문을 열며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화려한 조명과 강렬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압도하는 ‘Monster’ 무대가 펼쳐지자 관객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Suffocate’ 무대가 오프닝 섹션에서 최초 공개됐다. 커튼으로 덮인 붉은빛 LED 속 실루엣과 무대 위 포그(Fog) 특수효과가 더해진 몽환적인 ‘Sweet Lies’ 무대 역시 처음 선보였다.

무대로 현장을 가득 채운 엑소는 가쁜 숨을 고르며 인사를 전했다. 찬열이 “보고 싶었나요”라고 객석을 향해 묻자 팬들이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디오는 “날씨가 안 좋은데, 날씨를 바꿔버리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 불살라 보겠다”라고 포부를 밝혀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카이도 “오늘은 콘서트의 마지막 날, 그리고 내일은 월요일이다. 불살라 보겠다”고 말을 보탰다.
수호는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 중인 팬들을 언급하며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 세훈은 “이 시간이 돌아오지 않으니 끝까지 재밌게 즐겨 주시길 바란다”라고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이어 셋째 날 드레스 코드인 ‘갈색’이 계절과 잘 어울려 좋지 않았냐며 “오늘 많이 입고 오신 것 같다. 합격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멘트 이후에는 분위기를 바꿔 감미로운 음색이 돋보이는 차분한 무대를 선보였다. 스탠딩 마이크를 활용한 ‘Moonlight Shadows’에 이어 ‘24/7’로 부드러운 매력을 전달했다. 특히 전광판에 흑백 화면으로 연출된 ‘24/7’ 무대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단차가 있고 회전하는 중앙 원형 무대를 활용해 객석 모든 방향의 팬들과 호흡했다.

이번 콘서트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뉘었다. 전주만 들어도 몸이 들썩이는 히트곡 라인업의 ‘타이틀 메들리’, 팬들과 함께 신나게 뛰며 즐기는 ‘EDM 메들리’, 겨울마다 감성을 자극하는 ‘윈터송 메들리’로 이뤄졌다.
멜로디부터 귀에 익숙한 ‘Tempo’로 시작한 타이틀 메들리는 ‘Lotto’와 중독성 강한 ‘Ko Ko Bop’, ‘CALL ME BABY’로 채워졌다. EDM 메들리에서는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Run’ 무대를 세 번이나 선보였고, 멤버들은 모두 지친 기색을 보이며 무대 바닥에 쓰러지듯 누웠다.

디오는 ‘Run’ 무대의 여파로 잠시 쉴 수 있도록 엑소엘에게 노래를 청하며 이번 세트리스트에 없는 곡 ‘나비소녀’를 선창했다. “날 안내해줘”라는 가사에 이어 엑소엘이 한목소리로 열창하자 엑소는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곡을 요청한 디오 역시 “노래를 왜 이리 잘 부르냐. 기본 키와 애드리브가 섞였다”라며 놀라워했다. 엑소엘은 수호가 요청한 ‘불공평해’까지 부르며 멤버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첫눈이 온 이날과 잘 어울리는 엑소의 겨울곡 ‘첫눈’도 여운을 더했다. 부드러운 음색과 화음 뒤로 유성우가 떨어지는 연출이 이어졌고, 엑소는 어깨동무를 하며 불빛 너머로 걸어 들어갔다.

이어 엑소는 학생룩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링으로 무대에 올라 ‘History’, ‘LOVE ME RIGHT’, ‘으르렁(Growl)’ 무대도 선보였다.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뿔테 안경과 반창고, 셔츠에 저지 등을 캐주얼하게 매치한 모습에 팬들은 크게 환호했다.
‘엑소 플래닛’과 ‘초능력’이라는 세계관에서 출발한 엑소는 지난 십여 년간 청량부터 카리스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대중을 찾아왔다. 멤버 구성에 변화가 있었던 시간 속에서도 꿋꿋이 저마다의 자리를 지킨 다섯 멤버가 K-POP 그룹다운 저력이 담긴 콘서트를 완성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엑소는 공연을 마무리하며 “오늘 즐겁고 재밌는 공연이었다. 무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팬들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공연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힘써 준 연출·기획팀과 스태프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가능하면 빨리 또 새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로 돌아오겠다”며 다음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였고, 카이와 세훈은 곧 둘의 유닛이 나온다며 안무 일부를 무대에서 짧게 보여줬다.
엑소는 각자를 상징하는 동물 캐릭터 잠옷을 입고 앙코르 무대에 올라 ‘파라다이스’, ‘TENDER LOVE’에 이어 ‘피터팬’을 열창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노래로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 엑소의 앙코르 콘서트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글: 김연수 기자 /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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