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스토브리그가 FA 시장의 거액 계약과 아시아쿼터제를 통한 새로운 선수 영입이라는 두 가지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거액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소식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2026시즌 본격 시행을 앞둔 '아시아쿼터' 제도가 리그에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방식이 오직 '돈'만은 아니라는 점을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행보가 보여주고 있다.

올해 KBO 스토브리그의 첫 FA 계약은 SSG 랜더스의 내야수 강승호 선수가 끊었다. 강승호는 11월 17일, 원소속팀 SSG와 4년 총액 30억 원에 계약하며 2026 FA 시장의 문을 열었다. 뒤이어 대형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FA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힌 박찬호와 4년 최대 80억 원(계약금 50억 원, 연봉 총 28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4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박찬호는 12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통산 1088경기에서 타율 0.266, 187도루를 기록했고, 최근 5시즌간 유격수 최다 수비 이닝(5481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정상급 기량과 내구성을 증명했다. KBO 리그 도루왕 2회, 수비상 2회, 골든글러브 1회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은 80억 원이라는 몸값의 가치를 입증한다.

박찬호의 계약이 '최고의 대우'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라면,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최고의 기회'를 찾아 KBO 무대를 선택하고 있다. 아시아쿼터제는 각 구단이 기존 외국인 선수 3명과 별도로 아시아 국적(호주 포함) 선수 1명을 연봉 상한 20만 달러에 추가 영입할 수 있게 한 제도이다. 선수들은 몸값의 대폭 하락을 감수하면서 1군 무대에서 뛸 자리를 찾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SSG 랜더스가 영입한 일본인 투수 다케다 쇼타가 대표적이다. NPB 소프트뱅크에서 14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던 스타 선수였지만, 수술 이후 입지가 좁아지자 연봉이 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KBO행을 결정했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대만 출신 왕옌청 역시 일본 2군에서 7년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던 한을 풀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kt 위즈가 품은 일본 독립리거 스기모토 코우키에게 KBO는 생애 첫 '프로 선수'라는 꿈을 이뤄준 무대이다.
기회를 찾아 팀을 옮기는 선택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거나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선수들은 과감히 이적을 택한다. 2차 드래프트나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긴 뒤 잠재력을 만개시킨 사례는 많다. NC 다이노스에서 핵심 불펜으로 거듭났던 김진성(현 LG)이나, kt 위즈에서 타격 재능을 꽃피웠던 이성규(현 삼성) 등이 좋은 예다. 선수에게 그라운드 위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임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