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해외 도피 끝 체포된 황하나,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 발부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7) 씨가 26일 구속됐다. 황 씨는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자진 귀국했다고 밝혔으나,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황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인터폴에 청색수배(소재 파악)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했다. 황 씨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중국인 거주 고급 주상복합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황 씨 측 변호인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지난 24일 오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내 국적기에서 황 씨를 체포했다. 황 씨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2년 말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처음이다.
SBS ‘8 뉴스’에 따르면 황 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필로폰을 투약하지 않았고 지인에게 투약해 준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은 마음에 귀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아이와 생부도 함께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씨의 임신 소식은 지난 10월 처음 알려진 바 있다. 당시 황 씨의 연인은 M&A를 주업으로 하는 김 모 씨로, 황 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거처를 옮길 때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황 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2020년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2022년 말 출소한 후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배우 고(故) 이선균 씨가 연루된 마약 사건과 관련해 2023년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입건됐으나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며, 이번 체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황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필로폰 취득 경로와 투약 경위 등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한 국내에서 저지른 또 다른 마약 범죄가 있는지, 해외 체류 기간 중 위법 행위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폭넓게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단계에서의 구속 기간(10일)을 모두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황 씨가 동일 범죄 전력이 있는 데다 2년간 해외 도피 행각을 이어온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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