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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트코인 ATM’ 피싱 사기 5천억원 피해

서정민 기자
2025-12-31 06: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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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트코인 ATM’ 피싱 사기 5천억원 피해 (사진=픽사베이)

미국에서 비트코인 ATM을 악용한 피싱 사기가 급증하면서 올해만 약 5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비트코인 ATM 관련 사기 피해 신고액은 3억3350만 달러(약 480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피해액 2억5000만 달러보다 33% 증가한 수치다. 2023년 피해액이 1억10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2년 사이 피해 규모가 3배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미 전역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은 4만5000대가 넘는다. 키오스크 형태로 설치된 이 기기는 현금을 입금하면 비트코인이 즉시 지정된 디지털 지갑으로 송금되는 구조다.

사기 수법은 한국의 보이스피싱과 유사하다. 범죄자들은 정부 기관, 은행, 통신사, IT 기업, 변호사 등을 사칭해 긴급한 상황인 것처럼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접근한다. 이후 QR 코드나 링크를 보내 피해자가 ATM에서 코드를 스캔하고 현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한다. 일단 송금된 비트코인은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

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는 비트코인 ATM 피싱을 포함한 전체 가상화폐 사기 피해 신고가 지난해 85만9000건이며, 신고액은 16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이 주요 타깃이 됐다. 60세 이상의 피해 신고가 14만7000건(신고액 48억 달러)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가상화폐는 국경을 초월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추적과 회수가 어려워 사기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워싱턴 DC 법무장관실은 미국 최대 비트코인 ATM 공급업체 ‘아테나 비트코인’을 상대로 지난 9월 제기한 소송에서 이 회사 ATM을 통해 이뤄진 거래의 93%가 “명백한 사기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테나 비트코인 측은 “은행이 사용자의 자발적 송금에 책임지지 않는 것처럼, 아테나도 사용자의 결정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31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8만8147달러까지 소폭 반등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더리움도 2968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9800억 달러, 비트코인 점유율은 59.03%로 나타났다. 24시간 기준 약 9685만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그중 67%는 롱 포지션이었다.

올해 비트코인 시장은 연초 낙관적 전망과 달리 10월 급락 이후 조정을 겪으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백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10월 10일 약 10% 급락하며 27조원 이상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등 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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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