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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이모=해외환자 유치업자, “의사 면허 없어”

서정민 기자
2026-01-03 07: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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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이모=해외환자 유치업자, “의사 면허 없어”

개그우먼 박나래에게 불법 의료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른바 ‘주사이모’ A씨의 충격적인 정체가 드러났다. A씨는 스스로를 의사라고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한국과 중국 어디에서도 의사 면허가 없는 해외환자 유치업 종사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A씨의 실체를 집중 조명했다. 제작진 취재 결과 A씨가 주장했던 중국 병원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의사 면허가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중국 소재 병원의 한국성형센터장 겸 특진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해왔으나, 해당 병원 측은 “그런 이름의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공식 홈페이지 의료진 명단에서도 A씨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 역시 “회원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조회 안 되는 것 자체가 의사로 등록이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씨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대표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며 주변인들의 신뢰를 얻었다. 제작진이 해당 병원을 찾아가자 원장은 “억울하다. 이상한 소문이 너무 많이 돌고 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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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이모=해외환자 유치업자, “의사 면허 없어” (사진=SBS)

원장은 “그 사람은 의사가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을 해외 환자 유치업자라고 소개했다”며 “사무실 공간만 제공했을 뿐 의료 행위가 이뤄지는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를 팔고 다닌다니, 의사를 알고도 속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유독 자신의 SNS를 통해 유명 연예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해왔다. 지인들은 “샤이니 키에게 선물도 자주 보내고 공연 응원도 했다. 엄청난 팬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증언했다.

한 연예인은 “저한테 연락이 와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의사라고 얘기했다. 너무 팬이고 사업을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은 “연예인 친분을 일종의 권력처럼 여겼다. 한 아이돌 그룹과 논란이 불거진 뒤 화장품 판매 등으로 사업을 키우려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나래, 입짧은햇님, 샤이니 키 등이 A씨로부터 의료 행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은 활동을 중단했다. 두 사람은 A씨가 의사인 줄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집과 사무실을 가리지 않고 시술을 했으며, 부작용도 잇따랐다. 과거 진료를 받았다는 한 환자는 “보톡스를 맞으러 갔는데 본인이 의사라고 하며 직접 놓겠다고 했다”며 “특히 연예인들과의 친분을 강조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다이어트 주사를 맞고 다음 날 몸살이 너무 심했다. 물어보니 혈자리에 잘 놔서 효과가 나는 명현현상이라며 괜찮다고 했다”며 “부기 잘 빠지는 ‘아무나 못 맞는 황금약’이라며 약을 줬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공개한 일반 가정집 바닥에는 수십 개의 주사제와 약물이 늘어져 있었다. 이 중에는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박나래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약물 중 일부는 마약류로 분류되는 식욕억제제, 일명 ‘나비약’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약사는 “대표적인 식욕억제제다. 뇌에 작용하는 약이라 습관성도 있고 의존성이 높다. 체질량 지수가 아주 높아야 처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피부과 전문의는 “페니라민 주사, 덱사메타존 주사가 있었다. 이 약과 이 약이 섞였을 때 어떤 작용을 하는지 연구가 안 됐는데 대량으로 쏟아부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의약품이 어떻게 유통됐는지도 의문이다. 약사와 의사들은 A씨가 타인의 명의로 처방을 받았거나 여러 병원을 돌며 중복으로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인들은 “우리가 성형외과에서 피부 시술을 받으면 자기가 처방전을 쓰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다 줬다”고 증언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에 대해 의료법·약사법 위반,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지난달 6일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사건을 경찰로 이송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변호사는 “주사를 놓은 불법 의료행위는 5년 이하 징역, 전문의약품을 교부한 행위는 약사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나비약이 포함됐다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의 갑질 폭로에 이어 불법 의료행위 의혹까지 불거지며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의 갑질, 특수상해, 대리처방, 불법의료시술, 진행비 미지급 등을 주장하며 부동산 가압류 신청(1억 원 상당)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예고했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했고, 전 매니저들은 횡령, 특수상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의사협회 측은 “전문의약품이 불법적으로 유통됐다는 점은 보건당국의 관리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의약품 관리만 철저해도 상당 부분은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유명인 여부를 떠나 의료 사칭과 비의료인의 불법 시술이 개인의 건강과 생명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회적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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