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6·3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전격 중단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달 22일 합당을 제안한 지 19일 만이다. 당내 강한 반발과 양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합당 추진이 좌초됐고, 정 대표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합당 논의 중단 결정은 같은 날 오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결과에 따른 것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의원총회에서 합당 찬반 의견을 밝힌 18명 중 16명이 반대했으며, 일부는 지선 후 합당에도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162명 중 20여 명이 발언했는데 지방선거 전 합당을 주장한 의원은 친명계 김영진 의원 정도였다고 한다.
합당 반대 이유로는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으로서 내부 갈등만 부각되는 상황을 조속히 봉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주로 제기됐다. 여기에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당권을 독점하려 한다는 비판, 전준철 특검후보 추천 논란 등으로 인한 당청 간 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 대표는 합당 제안 과정에서 최고위원 등 지도부에 내용을 공유하지 않은 채 당 대표 독단으로 전격 제안해 반발을 샀다. 강득구·이언주 최고위원 등 비당권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조국혁신당이 “설 연휴 이전 합당 관련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압박이 가중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합당 문제는 ’친명 대 친청(친정청래)’의 대결 양상으로 변질됐고, 여당 지지자들도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합당 논쟁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투쟁으로 전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대표가 최소한의 논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합당을 제안한 것이 자신의 연임 시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제기됐다.
합당 무산으로 범여권의 6·3 지방선거 전략이 한층 복잡해졌다. 양당은 각자 선거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혁신당은 이미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12대 부적격 기준’을 발표하는 등 독자 노선을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합당과는 별개로 선거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격전지에서의 후보 단일화 등 ‘선거 연대·연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합당 논의 과정에서 조국 대표와 혁신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감정싸움이 벌어지면서 전격적인 선거 연대는 어렵게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혁신당은 민주당 내외에서 제기된 ‘합당 밀약설’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혁신당이 피해자 입장”이라며 “적절한 수준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11일 오전 8시 30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합당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