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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요금 폭탄 오나…카타르 “한국 LNG 최장 5년 못 준다”

서정민 기자
2026-03-20 06: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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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요금 폭탄 오나…카타르 “한국 LNG 최장 5년 못 준다”(사진=AFP)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이란의 LNG 시설 공격 여파로 한국·중국·이탈리아·벨기에 등 주요 수입국과 체결한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수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드 알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해당 국가들로 향하는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쟁·자연재해 등 통제 불가능한 사유 발생 시 적용되는 불가항력 조항이 인정되면, 계약 이행이 어려워진 범위 내에서 법적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에너지의 LNG 생산 능력 약 17%가 손상됐다. 전체 14개 LNG 생산 라인(트레인) 중 2곳과 가스액화연료(GTL) 시설 2곳 중 1곳이 직접 피해를 입었으며, 이에 따른 연간 LNG 생산 감소량은 약 1,280만 톤에 달할 전망이다. 알카비 CEO는 복구에 최소 3~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알카비 CEO는 피격된 3개 시설에서만 연간 약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 당시 260억 달러가 투입된 국가 기간 시설이 공격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손상된 LNG 생산 라인 S4·S6의 파트너사가 미국 엑손모빌이며, 각각 지분 34%·30%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카타르에서 연간 900만~1,000만 톤의 LNG를 들여오는 주요 수입국 중 하나로, 장기계약 물량만 연간 610만 톤에 이른다. 다만 한국가스공사는 미국·호주 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해 카타르 의존도를 20% 미만으로 낮춰 온 상태다. 가스공사는 현재 비축 의무량을 웃도는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연말까지 수급 위기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 측은 “단계별 수급 비상 대응 조치를 점검하고 정부·유관기관과 협력해 사태 장기화에도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가항력이 실제로 선언돼 장기계약 물량 공급이 중단될 경우, 부족분을 장기계약 대비 가격이 높은 현물(스팟) 시장에서 조달해야 해 산업계는 물론 일반 가정의 가스요금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LNG 외에도 콘덴세이트(-24%), LPG(-13%), 헬륨(-14%) 등 부산물 수출도 연쇄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석유화학·첨단 산업 전반의 수급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

알카비 CEO는 “카타르가 그런 공격을, 그것도 라마단에 형제와 같은 무슬림 국가(이란)로부터 받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생산 재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적대 행위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는 한 물리적 복구 착수 자체가 불가능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를 타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카타르·UAE·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감행한 것이다.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카타르 북부 라스라판의 피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보다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에너지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