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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5부제 공공 의무화…민간 확대 ‘촉각’

서정민 기자
2026-03-25 06: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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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5부제 (사진=연합뉴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석유 수급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25일 0시를 기해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전면 의무화했다. 15년 만에 부활한 이번 조치에 민간 의무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차량 5부제는 번호판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다. 월요일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 번호 차량의 운행이 각각 금지된다. 전기차·수소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은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기존에 적용을 받지 않던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번에 새로 포함됐다.

적용 대상은 각급 학교를 포함한 2만여 개 공공기관, 약 150만 대 규모다. 인구 50만 명 이상 시·군 소재 공공기관은 의무 시행이며, 30만~50만 명 규모 지역은 자체 위원회가 결정한다.

단속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청사 내 주차 금지 수준에 그쳤으나, 앞으로는 최초 위반 시 경고 조치, 4회 이상 상습 위반 시 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이행이 미흡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 차원의 징계도 검토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하루 3,000배럴의 석유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일일 석유 소비량 120만130만 배럴의 0.20.4% 수준에 불과해 실질적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민간 차량 2,370만 대에 5부제가 의무 적용될 경우 하루 약 5만 배럴, 전체 소비의 약 4%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원유 수급 위기 경보가 현재의 ’주의(2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격상될 경우 민간 의무화를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국내 유가가 사실상 억제된 상황에서 자율 참여에 기댄 민간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민간 의무화 전 중간 단계로 “공영주차장 출입 제한”을 검토해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간에서도 선제적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2006년부터 사내 전 차량에 5부제를 적용해왔으며, 계열사 현대케피코는 다음 달 6일부터 같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차량 자율 10부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대중교통 이용, 적정 실내온도 준수, 전기차·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청소기 주말 사용 등이 포함됐으나 ‘샤워 시간 줄이기’ 등 일부 항목은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중교통 혼잡 분산을 위해 공공기관·대기업의 출퇴근 시간 조정도 권고할 방침이다. 발전 부문에서는 LNG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순차 재가동하고, 원전 이용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나프타 수급 비상에 대비한 수출 제한 조치도 이번 주 중 시행될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단계적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 동참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