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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데뷔골 불발…맨시티전 1-3 패배 속 남긴 장면들

서정민 기자
2026-08-10 06: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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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로 새 둥지를 튼 이강인(25)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 앞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이강인이 속한 AT마드리드와 펼친 친선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지난 5일 K리그 올스타전(3-1 승)에 이어 이번 한국 투어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경기는 전반 43분 AT마드리드의 16세 유망주 호르헤 도밍게스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AT마드리드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맨시티는 후반 12분과 14분 앙투안 세메뇨의 패스를 받은 오마르 마르무시가 연달아 골망을 흔들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9분 무려 9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고, 이때 이강인도 그라운드를 밟으며 AT마드리드 데뷔전을 치렀다.

투톱 중 한 자리를 맡은 이강인은 크로스와 패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 물 보충 휴식 뒤엔 직접 프리킥 키커로 나섰고, 후반 31분에는 아르나우 솔라의 컷백을 왼발로 마무리했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벗어나며 데뷔골은 무산됐다.

이후 후반 44분 라얀 아이트 누리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경기는 맨시티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맨시티 공격수 필 포든은 이강인에 대해 "정말 좋은 선수다. 아직도 젊은 선수이고, 발전할 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정말 성공적인 경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에 대해 많이 찾아보지 못했다"고 솔직히 밝혔던 포든은 이날 경기를 통해 직접 상대해 본 소감을 전한 것이다.

이강인은 이날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먼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분들이 알다시피 지금 한국 축구가 좋은 상황은 아니"라며 "선수들은 많은 팬분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어서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어수선한 한국 축구계 상황을 짚은 발언이었다.

그는 이어 "해외파든 K리그 선수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 좋은 부분만 보시지 말고 좋은 부분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새 팀에서의 역할에 대해선 "어느 자리에 뛰어도 괜찮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에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님은 공격적으로 하는 걸 원하신다. 처음부터 그런 부분을 많이 주문해 주셔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잘 알 수 있었다. 동료들도 많이 도와줘서 잘 적응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스페인에 돌아오게 돼서 너무 기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며 웃어 보였다.

스페인 매체 AS는 이강인의 활약을 두고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득점을 노리는 모습이었다"며 "뛰어난 왼발 기술을 갖고 있고, 앙투안 그리즈만의 이탈로 인한 충격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는 영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리즈만과 같은 수준의 활약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을 지나치게 오래 소유하다가 빼앗기는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맨시티의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이강인의 롱 패스가 포든에게 차단된 뒤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엔 5만78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강인의 데뷔를 지켜봤다. 이강인의 새 등번호 '7'이 새겨진 AT마드리드 붉은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았고, 벤치에 앉은 이강인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경기 후에는 구단 레전드 다비드 비야가 이강인에게 한글 이름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전달하며 "위대한 구단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즐거운 플레이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강인은 "더운 날씨에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더 발전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세 시즌을 뛴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스페인으로 복귀한 이강인은 라리가 '3강'으로 꼽히는 AT마드리드에서 주전 도약을 노린다.

PSG에서 줄곧 '조연'에 머물렀던 그가 전성기를 앞두고 새 팀에서 안착한다면, 침체된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반등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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