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카카오톡·인공지능(AI) 사업과 계열사 투자·관리 사업을 떼어내 두 회사로 나눈다.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이끌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카카오X’는 주요 계열사를 관리하면서 가상자산·피지컬 AI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결정됐다.
기존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 및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신아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AI’는 카카오톡 중심의 AI·광고·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에이전틱 AI 시대의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AI 코어 컴퍼니’다.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카카오X 대표로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증권사가 평가하는 카카오의 개별 사업부들의 기업가치 합산은 34조2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최근 3개월간 카카오 평균 시총은 16조8000억원으로 50% 이상 평가절하되고 있다”며 인적분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AI가 AI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면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 수준까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전틱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 구독을 새 수익원으로 삼아 연평균 20% 매출 성장, 2030년 매출 6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X는 자체 투자재원 2조3000억원과 자회사 보유 재원 4조1000억원 등 총 6조4000억원을 활용해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을 10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놨다.
다만 시장의 첫 반응은 냉랭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인적분할 발표 직후 장중 13% 넘게 급락했으며, 전 거래일보다 7.49% 하락한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분할 결정 공시로 30분간 매매거래가 정지됐다가 재개된 뒤 낙폭이 더 커졌다.
외국계 창구 추정 순매도 규모는 약 96만 주에 달해, 전날 외국인 순매수 흐름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번 분할은 카카오X가 카카오AI를 100% 자회사로 소유하는 물적분할이 아니라, 기존 주주가 두 회사 주식을 모두 직접 보유하는 인적분할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데는 2021년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연쇄 상장 이후 불거졌던 ‘쪼개기·중복상장’ 논란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기존 CA협의체 같은 공동 조직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톡과 계열사 간 사업 협업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두나무 매각 차익을 활용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진행할 계획이며, 카카오AI는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투자차익의 30%를 각각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한다”며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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