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버 박위가 KTX 낙상 사고 CCTV를 공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긍정과 희망을 전해온 100만 유튜버가 자신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대중의 배신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영상에는 지난 14일 KTX에서 하차하던 중 박위의 휠체어 바퀴가 경사로 위에 있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걸려 그가 앞으로 튕겨 나가 넘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박위는 “경사로를 따라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앞에 발이 보였다”며 “휠체어 바퀴가 발에 걸리면서 몸이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순간적으로 팔을 뻗어 바닥을 짚으며 머리부터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체 감각이 거의 없는 박위에게 낙상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다. 그는 “감각이 없어 골절이나 금이 가도 모를 수 있다”며 “팔을 뻗지 않았다면 머리로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병원 검사 결과 골절은 없었지만 허리 통증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근무자가 현장에서 정중히 사과했다고 밝히면서도, 한 번의 실수가 휠체어 이용자에게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동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은 박위가 강조한 안전 문제보다 CCTV를 공개한 방식에 쏠렸다.
이미 현장에서 사과한 사회복무요원의 실수를 구독자 100만 명 규모의 개인 채널에 공개한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대중이 분노한 지점은 박위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이번 대응 사이의 간극이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박위가 자신을 도우려다 실수한 사회복무요원을 대형 채널에서 공개적으로 지적한 순간,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약자가 아닌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였다고 지적했다.
약자의 안전을 호소하려던 영향력이 오히려 자신보다 대응하기 어려운 개인을 향하면서 메시지의 설득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강연에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왔을 텐데, 정작 자신을 도우려다 실수한 사회복무요원을 100만 채널에서 공개 저격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남을 위해 희생하다 장애를 얻은 사람들도 많다”며 박위가 강연자로 나서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 삼았다.
박위의 과거 섭외 과정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나왔다. 장애인복지기관 근무 경력을 밝힌 한 누리꾼은 과거 행사 진행자로 박위를 섭외하려 했으나 예산 문제로 거절당했다는 경험을 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박위가 장애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콘텐츠 활동을 펼쳐온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무엇을 주제로 강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강연할 인성인지 의문”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면서 비판은 사고 대응 방식을 넘어 박위의 활동 전반으로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위는 CCTV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사과했다. 그는 “현장에서 저를 도와주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정중하게 사과했던 근무자님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저를 더 잘 도와주시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달 방식이 미숙했고 생각이 짧았다”며 현장에서 애써준 이들에게 사과했다.
그럼에도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과문이 올라온 유튜브에는 1만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CCTV 입수 경위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역무직 종사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통상 CCTV 영상을 제3자에게 제공하기 어렵다며 박위가 영상을 확보한 경로를 궁금해했다. 다만 구체적인 전달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논란은 박위의 아내인 그룹 시크릿 출신 송지은에게까지 번졌다. 송지은의 SNS에도 비판 댓글이 이어지면서, 당사자가 아닌 배우자에게 책임을 묻는 2차 비난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예정된 강연 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위는 오는 27일 서울시청에서 서울특별시 홍보대사 자격으로 ‘위라클,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28일에는 강남문화재단 주최 ‘위라클 토크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주최·주관 측은 이번 논란을 엄중하게 보고 강연 진행 여부와 일정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자 이탈도 나타났다. 한때 100만 명을 넘어섰던 ‘위라클’ 구독자는 24일 오전 기준 99만7000명으로 줄었다.
박위를 향한 대중의 분노는 낙상 사고의 위험성을 부정해서가 아니다.
장애인 안전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명분과 달리, 막강한 영향력이 이미 사과한 현장 근무자 개인을 향했다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희망과 배려를 강조해온 위라클의 메시지가 정작 위기의 순간에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실망감이 이번 논란을 키운 이유로 보인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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