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감한 형사들5’에서 왜곡된 욕망과 집착이 빚어낸 충격적인 사건들의 전말이 공개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 20회에는 장영철 형사, 김문영 법의학자, 박미옥 전 형사, 황민구 박사가 출연해 집요한 추적 끝에 밝혀낸 사건의 전말과 수사 비화를 공개했다. 게스트로는 지난주에 이어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가 함께했다.
그러나 뒤늦게 도착한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처참한 범죄 현장이었다. 차량 내부에서는 다량의 혈흔이, 차 아래에서는 숨진 피해 여성이 발견됐다. 사인은 다발성 자창이었고, 목 주변에 상처가 집중돼 있었다.
수사팀은 함께 산을 찾았던 일행들의 행적부터 확인했다. 피해 여성과 신고자가 친구 이상의 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의심이 커졌지만, 사건의 흐름을 바꾼 것은 차량 블랙박스였다.
차량 소유주는 블랙박스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후방 카메라에는 당시 상황이 녹화돼 있었다.
영상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한참 동안 차량 주변을 서성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도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경찰은 지문과 블랙박스 속 인물을 대조한 끝에 범행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21세 최 씨(가명)를 특정했다.
형사들은 최 씨가 머물던 할머니 집으로 향했지만, 그는 문을 잠근 채 숨어 있다가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최 씨는 약 30분간의 대치 끝에 검거됐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8시간 30분 만이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최 씨가 피해 여성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범행 당일 외진 곳에 혼자 있던 피해자를 발견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이후에도 흉기를 소지한 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또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홀로 있던 여성에게 접근하려다 다른 사람이 나타나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인터넷 등을 통해 범행 방법을 알아보고 흉기를 구입하는 등 오랜 기간 범행을 준비했으며, 총을 구입하려 했던 기록도 확인됐다. 일기에는 불우했던 가정환경 속에서 부모에 대한 깊은 원망을 품어온 흔적과 훗날 부모를 해치겠다는 내용도 남아 있었다.
최 씨는 공판에서 살인을 더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취지의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체포가 늦었다면 더 많은 희생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어 ‘끝나지 않은 사건 Q’에서는 ‘거절은 무엇으로 돌아왔나’를 주제로, 상대의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한 집착이 범죄로 이어진 사건들을 들여다봤다.
박미옥 전 형사는 자신이 수사했던 2013년 사건을 소개했다. 한 빌딩 계단에서 박스에 담긴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었다.
사건 직후 한 여성은 자신의 아들이 애인을 살해한 것 같다고 신고했고, 범인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 역시 그에게서 범행을 고백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알렸다. 경찰은 추적에 나섰고, 범행 현장에 다시 나타난 남성을 사건 발생 약 12시간 만에 검거했다.
충격적인 것은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였다. 두 사람은 연인이 아닌 과거 교사와 제자 사이였다. 사건은 범인이 고등학생이던 4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상담 교사였던 피해자에게 일방적인 감정을 품은 범인은 거절에도 연락과 접근을 이어갔고,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는 거짓말까지 퍼뜨렸다. 피해자가 학교를 옮긴 뒤에도 집착은 멈추지 않았다.
범인은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범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는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그를 용서했다. 이후 해외로 떠난 범인은 피해자에게 수백 통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며 집착을 이어갔고, 피해자에게 연인이 생겼다는 왜곡된 믿음으로 귀국해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이는 범인의 착각이었다. 박미옥 전 형사는 피해자가 과거 수사 과정에서 남긴 조서를 읽으며 느꼈던 안타까움을 전했다. 범인은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비슷한 집착이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 사건도 소개됐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근무하던 23세 공익근무요원이 자신을 스토킹하던 동갑 여성에게 공격을 당한 사건이었다.
피해자가 교제를 거절하자 범행을 저지른 여성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사회로 돌아온 지 불과 12일 만에 피해자를 향한 협박을 다시 시작했다. 무엇보다 공격 충동의 대상이 불특정한 사람들에게까지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황민구 박사는 헤어진 연인을 상대로 소액 송금으로 284차례 연락을 이어간 또 다른 스토킹 사례를 소개했고, 송금이나 꽃을 계속 선물하는 등 일상적으로 보이는 행동이라도 상대에게는 심각한 공포와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짚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거절을 왜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피해자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범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계속 이어가고 확장한다고 분석했다.
박미옥 전 형사는 “내 마음이 중요하면 상대의 마음도 중요하다”며 “상대가 거절하면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감한 형사들5’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정윤지 기자 yj0240@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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