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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5년간 3342명 증원…파업 가능성은?

서정민 기자
2026-02-10 21: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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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5년간 3342명 증원…파업 가능성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2027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늘려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기로 했다. 증원되는 인원은 모두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에서 지역의사전형을 통해 선발된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7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은 의학교육 현장의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2027학년도에는 2024년 기준 정원(3058명)보다 490명 증원된 3548명을 모집한다. 첫해에는 전체 증원 계획의 80%만 반영해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2028학년도와 2029학년도에는 각각 613명이 늘어나 정원이 3671명으로 확대된다. 2030학년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가 각각 100명씩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의대 정원은 의정갈등 이전보다 813명 많은 3871명 규모가 된다.

이를 종합하면 향후 5년간 추가로 양성되는 의사 인력은 연평균 668명이다.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 배출 인력까지 포함하면 2033년부터 2037년까지 총 3542명, 연평균 708명의 의사가 추가 배출된다.

기존 의대에서 늘어나는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제도에 따라 선발된다. 지역의사로 선발된 학생은 재학 기간 동안 정부 지원을 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지역의사제는 서울을 제외한 9개 권역(대전·충남, 충북, 광주, 전북,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 제주, 경기·인천)의 의과대학에 적용되며, 신입생은 중진료권(44개)과 광역(6개) 모집으로 구분해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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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5년간 3342명 증원…파업 가능성은?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지역의사지원센터를 설립해 학생들의 학업 지원, 진로 탐색, 졸업 후 경력 개발 등을 돕고, 의무 근무 기간에는 주거 지원과 경력 개발, 직무 교육, 해외 연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지역별 의대 분포와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받는 상황 등을 고려해 대학의 종류 및 규모별로 증원 상한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국립대 의대는 정원 50명 이상의 경우 2024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증원율이 30%를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다만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국립대 의대는 100%의 상한을 적용해 권역 내 의료인력 양성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사립대는 정원 50명 이상 대학에 20%,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에는 30%의 증원 상한이 적용된다.

보정심은 의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대학별 정원 규모에 맞는 인력과 시설, 기자재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강의실과 실험·실습실 등 교육 기본시설을 신속히 개선하고, 학생 편의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의대생 실습 기관을 대학병원뿐 아니라 지역 의료원 및 병의원 등으로 다양화하고, 일부 대학이 설립 취지와 다르게 수도권 등 타지역 병원에서 실습 과정을 운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 및 규정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정부는 모든 국립대병원(10개소)에 첨단 장비를 갖춘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 중이며, 국립대병원의 역할과 역량 강화를 위한 종합 육성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사고 안전망 관련 법안도 조속히 법제화한다. 중대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인이 환자 측에 사고 경위 등을 의무적으로 설명하게 하는 대신, 위로와 사과 표현은 재판상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또 중과실 없는 의료사고에 대해 환자 측이 명시적으로 처벌 불원 의사를 표할 경우 기소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긴다.

의과대학 입학정원은 1950년대 1040명에서 출발해 1998년 3507명까지 꾸준히 늘다가 의약분업으로 2006년 3058명까지 감축된 뒤 2024년까지 동결됐다.

지난 정부에서는 2025학년도 입학정원을 2000명 늘려 5058명으로 확대했지만, 급격한 증원에 따른 부작용 우려로 일부 대학이 모집인원을 조정하면서 실제로는 4567명을 모집했다. 2026학년도에는 정원은 그대로 두되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동결했다.

구체적인 대학별 정원은 교육부 배정위원회 심의 및 정원 조정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등 절차를 거쳐 오는 4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2032학년도 이후 정원은 2029년에 새로운 수급 추계를 실시해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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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5년간 3342명 증원…파업 가능성은?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결정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강한 반발에 나섰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보정심 표결 절차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으며, 직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 회장은 특히 의학교육 정상화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2027학년도는 휴학생과 군 입대자가 복귀하면서 정원이 폭증하는 해인 만큼 “정부의 강행 처리는 교육 부실을 자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현재 교육 여건에서 2027학년도 수용 가능한 최대 증원 규모를 기존 정원의 10% 수준인 300~350명 선으로 보고 있다.

의협은 교육부에 즉각 의대 전수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모집 인원을 다시 산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실권을 갖춘 ‘의학교육협의체’ 구성과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전면 개편도 촉구했다.

아울러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기피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유인책 마련, 불가항력적 사고와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처벌 면책 법제화, ‘의료인 면허취소법’ 즉각 개정 등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이같은 필수적인 제도 개선 없이 의사 숫자만 늘리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즉각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의협과 함께 산적한 의료 현안을 진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협은 총파업 등 즉각적인 집단행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대응 방안에 제한을 두지는 않았지만 회원 의견부터 수렴하는 것이 순서”라며 “파업으로 무언가를 받아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할 것이지만, 파업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날 저녁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11일 전공의와 의대교수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회의에서 각 직역 단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의료계가 또다시 대규모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이번 증원안은 의료계가 요구했던 ‘과학적 추계 기구’를 통해 도출됐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 15명 중 의협 등 의료 공급자 단체가 추천한 위원이 8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때처럼 “근거 없는 2000명 증원”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명분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증원 규모도 2년 전과 비교해 대폭 줄었다.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안과 달리 이번에는 첫해 490명, 이후 단계적으로 늘려 연평균 668명 수준이다. 게다가 증원 인력을 모두 지역의사제에 투입하는 등 ‘지역의료 강화’라는 명분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2024년과 같은 대규모 집단 사직이나 동맹 휴학이 재연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집단사직으로 1년 6개월간 의료현장을 떠났다 복귀한 전공의들이 또다시 거리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또 젊은 의사들의 등만 떠미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한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가 합의된 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충분히 계속 설명하고 소통하겠다”며 “오늘 정부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