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게스트가 발견한 익숙한 카레의 새로운 변주, ‘도라보울’
한옥과 갤러리가 나란히 자리한 북촌 골목에서 뜻밖의 향신료 향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방인의 식탁’ 두 번째 여정에는 중국에서 온 가수 겸 MC 쥰키와 일본에서 온 BUZZ GROUP 대표 와타나베 켄(渡辺 憲)이 함께 했다.
‘이방인의 식탁’은 한국을 사랑하는 세계 각국의 인물들이 경험한 미식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음식과 식문화의 매력을 다시 바라보는 시리즈다.
이번 식탁은 낯선 음식이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표정을 얻는지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음식문화 속에서 살아온 쥰키와 와타나베 켄에게 북촌에서 마주한 수프카레는 각기 다른 익숙함과 새로움을 품은 한 그릇이었다.
수프카레는 일반적인 카레보다 국물이 묽고 향신료의 풍미가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도라보울은 이를 단순히 옮기는 데 머물지 않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깊은 국물과 푸짐한 재료,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매운맛과 토핑을 더해 든든한 한 끼로 풀어냈다.
식탁에는 ‘도라 스페셜’과 ‘치킨과 하루 야채 17종’이 올랐다. 가지와 연근, 브로콜리, 버섯, 옥수수, 감자와 병아리콩 등 색색의 재료가 그릇을 가득 채웠다. 각각의 채소는 익힘 정도를 달리해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렸고, 부드럽게 익은 치킨은 향신료가 스며든 국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도라보울을 이끄는 김성범 오너 셰프의 철학도 한 그릇 안에 분명하게 담겨 있다. 그는 화려한 기교보다 좋은 재료와 맛의 균형을 우선한다. 여러 향신료를 섬세하게 배합해 국물의 깊이를 만들고, 제철 채소는 큼직하게 손질해 저마다의 단맛과 식감을 살린다.
특히 삼청동과 가로수길 매장은 도라보울 창업자인 김성범 대표가 직접 이끌고 있다. 두 곳은 기존 도라보울의 맛과 철학을 바탕으로 재료와 공간, 메뉴의 경험을 한층 확장한 상위 브랜드 ‘도라보울+(플러스)’로 선보이고 있다.
‘아들이 만드는 엄마의 요리’라는 도라보울의 출발처럼, 낯선 수프카레를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따뜻한 한 끼로 내는 것이 김 셰프가 지켜온 음식의 방향이다. 다양한 재료를 한데 담으면서도 어느 하나의 맛이 지나치게 앞서지 않도록 조화를 이루는 데 집중한다
매운맛의 강도와 토핑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정해진 방식에 손님을 맞추기보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구성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이들이 한 식탁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

일본에서 출발한 수프카레는 서울의 감각과 김성범 셰프의 해석을 만나 더욱 풍성하고 따뜻한 한 끼로 변주됐다. 중국과 일본에서 온 두 사람이 북촌의 한 식탁에 마주 앉은 풍경은 음식이 서로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잇는 방식을 보여줬다.
한 그릇에 담긴 것은 카레만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취향과 한 셰프의 정성, 북촌이라는 공간의 온기가 함께 어우러졌다. ‘이방인의 식탁’ 두 번째 이야기가 발견한 것은 분명했다. 음식에는 국경보다 취향과 정성이 먼저였다.
글로벌 게스트|쥰키(중국 가수·MC), 와타나베 켄(渡辺 憲·BUZZ GROUP 대표)
글|김민주 기자 (love4043@bntnews.co.kr)
사진|김치윤 기자
장소협조|도라보울 북촌점
매장정보|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54
대표메뉴|도라 스페셜 · 치킨과 하루 야채 17종 · 하루 야채 18종 · 유자 수제라씨
대표셰프|김성범 오너 셰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