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bnt K-POP 리더|이수만②] 수많은 별을 키운 사람…다시 누군가의 첫 무대를 꿈꾸다

A2O 루키즈에서 ‘잘파팝(Zalpha Pop)’까지…새로운 세대를 향한 신인 육성 실험
김민주 기자
2026-10-14 15: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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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A2O엔터테인먼트)



처음 무대에 오르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설렘과 두려움이 있다.

오랜 시간 준비했어도 관객 앞에 서는 순간은 낯설다. 연습실에서 수없이 반복했던 노래와 춤도 첫 무대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그런 신인들의 출발선에 이수만이 다시 섰다.

한국 대중음악의 제작 방식을 바꾸고 수많은 아티스트를 세계 무대로 이끌었던 그가 이번에는 A2O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의 성과를 돌아보는 자리가 아니다.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그들이 어떤 음악으로 대중과 만날 것인지 다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수만의 두 번째 출발이 주목받는 이유다.

A2O는 ‘Alpha to Omega’에서 출발한 이름이다. 처음과 끝을 뜻하는 두 단어처럼 신인의 발굴부터 성장, 데뷔와 이후 활동까지 연결하는 제작 체계를 지향한다.

그 중심에는 아직 무대에 서지 않은 사람들의 가능성이 있다.

2024년 A2O는 데뷔 전 연습생 15명을 ‘A2O 루키즈’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이들이 개인 또는 그룹으로 공식 채널에서 활동하며 훈련 과정을 이어간다는 계획도 함께 알렸다.

완성된 그룹을 처음 소개하는 방식과 달리, 준비 과정에 있는 인물들을 먼저 대중에게 보여주는 시도였다.

실제로 A2O 공식 채널에는 루키즈의 춤을 모은 ‘잘댄스(Zal-Dance)’ 영상 등이 공개됐다. 데뷔곡이 나오기 전부터 연습생들의 움직임과 개성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굴을 먼저 알리는 일이 아니다. 팬들이 아티스트의 완성된 모습뿐 아니라 성장하는 과정에도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인의 시간은 대중이 처음 이름을 기억하는 순간보다 훨씬 앞에서 시작된다.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반복하고, 자신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고, 함께 무대에 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가장 빨리 주목받느냐보다 각자가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느냐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족함만 바라본다면 발견하지 못할 재능도 있다. 반대로 작은 가능성을 지나치게 서둘러 성공으로 포장한다면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신인을 키운다는 것은 그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연습생을 일찍 공개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발명은 아니다. 이수만 역시 SM 시절부터 신인들의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알리는 제작 방식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A2O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 경험을 새로운 세대의 콘텐츠 환경에 맞춰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다.

오늘날 젊은 팬들은 음악을 듣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짧은 영상으로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온라인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데뷔 이전부터 좋아하는 인물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다.

아티스트와 팬이 처음 만나는 순간도 달라진 셈이다.

A2O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잘파팝(Zalpha Pop)’이다.

Z세대와 알파세대를 결합한 ‘잘파(Zalpha)’에 팝을 더한 개념으로,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문화적 감각을 겨냥한 음악을 뜻한다.

단순히 어린 세대를 위한 음악이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영상을 공유하며, 하나의 아티스트를 함께 응원하는 환경을 바라보는 시도에 가깝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음악의 국적보다 음악을 받아들이는 세대의 감각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가보다 어떤 리듬과 메시지가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드는가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K팝이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왔다면, 잘파팝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가 공유할 음악의 언어를 찾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수만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컬처 테크놀로지(CT) 역시 음악과 기술, 제작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접근이었다. 다만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새로운 음악적 흐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대중이 다시 듣고 싶은 노래인지, 무대 위 아티스트에게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지, 시간이 지나도 기억될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새로운 시도의 가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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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A2O의 구상은 실제 아티스트들의 데뷔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걸그룹 A2O MAY에 이어, 2026년 10월에는 보이그룹 A2O SOUL과 걸그룹 A2O LITE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두 팀은 10월 1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글로벌 데뷔쇼 ‘WELCOME TO SOULITE’를 열고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3일 오후 6시에는 각각 디지털 싱글 ‘SUPERSTAR’와 ‘NEON’을 발표한다.

이수만도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2024년 5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세계총회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의 국내 공식 행사 참석이다.

특히 보이그룹과 걸그룹을 동시에 선보이는 선택이 눈길을 끈다.

한 팀을 먼저 데뷔시키고 활동 기반을 마련한 뒤 다음 팀을 공개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두 팀의 개성을 각각 알리는 동시에 ‘SOULITE’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서로 다른 그룹이 각자의 음악을 들려주면서도 함께 출발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제작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두 팀을 동시에 선보이는 만큼 대중의 관심과 제작 역량이 분산될 위험도 있다. 결국 각 팀이 독립적인 음악적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여기에 오랜 시간 이수만과 음악적 호흡을 맞춰온 유영진 프로듀서가 음악과 퍼포먼스 제작에 참여했다.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아티스트, 그리고 축적된 제작 경험이 만나는 장면이다.

이수만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의 성공을 그대로 반복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이미 K팝 시장에는 수많은 제작사와 아티스트가 존재한다. 음악을 발견하고 소비하는 방식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한다.

그만큼 신인에게 필요한 것은 유명 제작자의 이름만이 아니다.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기회와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증명할 시간이다.

화려한 데뷔 무대는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다. 그러나 그다음 무대를 기다리게 만드는 것은 결국 아티스트 자신의 힘이다.

첫 노래가 주목받는 것과 오랫동안 사랑받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 사이에는 수많은 선택과 시간이 놓여 있다.

제작자의 경험은 출발을 도울 수 있지만, 아티스트의 미래까지 대신 완성해줄 수는 없다.

A2O의 새로운 제작 시스템 역시 앞으로 발표될 음악과 무대, 그리고 대중의 반응을 통해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수만이 다시 신인들의 출발선에 섰다는 사실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미 수많은 성공과 변화를 경험한 제작자가 또다시 처음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자신이 만들어온 방식이 이제는 익숙한 산업의 표준이 된 시대. 그 안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A2O 루키즈에서 잘파팝으로, 새로운 그룹의 데뷔에서 또 다른 콘텐츠의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구상은 이제 막 결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떤 음악이 대중의 마음에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수만이 다시 선택한 자리는 분명하다.

이미 빛나는 스타의 뒤가 아니라, 아직 자신의 빛을 발견해가는 신인들의 곁이다. 수많은 별을 키워온 제작자가 다시 누군가의 첫 무대를 준비한다.

그 무대가 어떤 내일로 이어질지는 이제 그 위에 설 아티스트들의 몫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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