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년 저평가 딱지를 달고 있던 LG전자 주가가 이달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 인프라·로보틱스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이 부각되면서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지난달 30일 종가 13만5800원에서 이달 22일 23만7000원으로 뛰어오르며 코스피 종목 월간 수익률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LG그룹 12개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가총액도 한 달 만에 216조2500억원에서 222조9000억원으로 6조6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주가 랠리의 출발점은 올해 1분기 실적이었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인 핵심 동력은 로보틱스 신사업 모멘텀이다.
글로벌 AI 대장주 엔비디아와의 로보틱스·피지컬 AI 협력이 공식화되면서, LG전자가 북미 데이터센터용 냉각 장비(칠러) 수주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삼성전자 파업 이후 노동자 대체 수요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은 점도 상승 랠리에 힘을 더했다.
주가 상승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LG전자 미국법인 매출액은 2022년 14조9634억원에서 2025년 14조2960억원으로 4년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팬데믹 특수 이후 가전 교체 수요가 일단락되고 주택 거래 시장이 위축된 데다 관세 부담까지 겹쳤다.
미국법인은 LG전자 가전매출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생활가전(HS)사업본부가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이 구조적 부진은 뼈아프다.
이에 LG전자는 인도·중남미·중동 등 글로벌 사우스 신흥국으로 성장 축을 이동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대형 상업용 HVAC 시스템 에어컨 생산을 다각화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가전 외에 전기차 구동모터 등 전장 부품 생산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25년 인도법인 매출은 3조9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고, 브라질법인도 1조8355억원으로 1.7% 성장했다.
전장 부품을 담당하는 베트남법인은 전방산업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5.9% 증가한 매출을 달성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LG전자는 선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전자는 출하량 570만대(점유율 12.1%)로 4위를 기록했다.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5.6% 늘리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OLED 프리미엄 전략으로 순위를 방어했다.
부품 계열사 LG이노텍도 동반 상승했다. 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기판(FC-BGA) 호황 수혜주로 분류되며 이달 40% 상승,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KB증권·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LG이노텍 목표주가를 일제히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그룹 시총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5.8% 하락하며 온기 확산에 제동을 걸고 있다. 로봇 배터리 수혜 기대감이 있었으나, 전기차 산업 부진이 장기화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사진제공=LG전자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