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특정 새마을금고 범행 연루 의혹 불거져
또 금융권 연루 의혹…"범죄단체조직죄 철저히 수사"

잠잠할 것 같았던 대전 전세사기 피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성구 구암동에서 유명 식당 대표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다가구주택 관련 40억원대 전세사기 의혹이 터졌다.
21일 대전유성경찰서와 둔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20여명의 임차인이 전세사기 피해를 봤다는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피해 임차인들은 구암동 일대 다가구주택 3채를 소유한 임대인 2명과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명 식당 대표 A씨, 공인중개사 3명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아직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포함하면 피해 임차인은 40여명인데,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대부분 1억∼1억7천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3채의 건물은 임대인들이 건축주로부터 2023년 1월 소유권을 이전받았는데, 2년여 만인 지난해 7월과 11월 차례로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들은 통상적인 법정수수료(약 40만원)를 5배 초과한 중개수수료를 실소유주로부터 받으며 공격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또한 "실소유주가 대전에서 큰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식당이 TV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고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했다고도 전했다.

지역에서 전세사기 사건을 다뤄왔던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계약서상으로는 실제 권리관계를 고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책임 회피까지 고려한 고도화된 수법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에 '해당 건물의 채권최고액을 임차인에게 고지했고 임차인 동의 하에 계약을 진행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책임에서 벗어날 방법을 마련하려고 계약서에는 위험성을 고지한 것처럼 표기했지만, 구두로는 임차인들에게 선순위 보증금을 축소 고지하거나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속였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들은 이번 전세사기에 금융권도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피해 건물 모두 대전 한 새마을금고에서 동일하게 대출이 실행됐는데, 조직적으로 전세사기 불법 대출을 실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이 다니는 곳과 동일한 금고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대출 승인자가 재판 중인 이 새마을금고 임직원들과 같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특정 금융권이 연루된 비슷한 방식의 전세사기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피해자는 "누가 봐도 특정 새마을금고에서 유독 많은 전세사기 건물에 대한 대출이 승인됐고 지금도 그로 인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임대업자뿐 아니라 관련된 금융권, 공인중개사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는지 밝히고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유성구 다가구주택을 사들여 사회초년생들을 상대로 각각 수백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여 재판받고 있는 임대업자 2명에게 피해를 본 90여명의 피해자는 이들이 공인중개사, 금융권과 함께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지난해 9월 이들 일당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수사해 달라고 유성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전세사기 관련 피의자들에 대한 범죄단체조직 혐의 수사는 현재 대전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서 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대출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출 서류 등 자료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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