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이 되고 나서야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했고, 가정을 지켜야 했고, 하루를 버텨야 했다.
그래서 많은 중년들은 자신의 삶을 살았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저 살아냈다고 말할 뿐이다.
영화 피렌체는 그 살아낸 시간들을 조용히 비춘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였던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부였다는 사실.
피렌체 속 인물들은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 시선 속에는 자랑도 있고, 후회도 있고, 말하지 못한 슬픔도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빠르지 않다. 하지만 느리기 때문에 더 진실에 가깝다.
젊은 날의 화려함보다 시간이 만든 표정이 먼저 보인다.
그 표정은 말한다.
삶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였다.
피렌체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의 삶은 누구의 것인가.
중년은 끝이 아니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다.
삶이 먼저였던 날들 뒤에 비로소 ‘나’가 남는다.
그리고 피렌체는 그 ‘나’를 천천히 불러낸다.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