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이 되어서야 사람은 비로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젊은 날에는 이런 질문을 할 여유가 없었다. 살아내는 일이 먼저였고, 누군가의 딸이었고, 아내였고, 엄마였고, 그리고 사회 속의 역할이었다. 그 시간 동안 ‘나’라는 존재는 늘 뒤로 밀려 있었다.
영화 피렌체는 그 뒤로 밀려났던 시간을 조용히 불러낸다. 이 영화는 큰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대신 이미 지나온 시간의 결을 따라간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시간, 가정을 책임졌던 시간, 그리고 아무도 묻지 않았던 마음. 중년은 흔히 끝으로 오해된다.
하지만 피렌체는 말한다. 중년은 끝이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는 순간이라고.
피렌체가 중년 여성에게 먼저 닿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젊은 세대에게 이 영화는 느리고 무의미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년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리듬이다. 누군가의 인생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배우 김민종은 이 영화에서 젊은 스타의 얼굴이 아니라 시간을 지나온 한 사람의 얼굴로 등장한다. 화려함보다 시간의 흔적이 더 많이 보이는 얼굴은 중년이라는 시간을 말하지 않고도 설명한다.
피렌체는 묻는다. 당신은 언제부터 당신이 아니었는가. 그리고 언제부터 다시 당신이 되고 싶은가.
그래서 피렌체는 흥행보다 기억으로 남는 영화다. 그리고 이 질문은 이제 시작되었다.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