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16일 극장 개봉을 앞둔 ‘철들 무렵’이 2026년 최고의 독립영화 기대작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지난 9월 1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먼저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정승오 감독은 “아버지가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생계와 작업, 간병을 병행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간이 누적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쌓였다. 그런 감정들을 풀어내기 위해 끄적였던 것이 이렇게 영화화됐다”라고 작품의 시작을 전했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의 소감을 묻자 기주봉은 “‘철택’은 ‘정미’에게 화도 내는데 실제 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나한테 없는 캐릭터여서 오히려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하윤경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배우로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무명 배우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더 이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라고 ‘정미’에게 공감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양말복은 “처음에는 캐릭터의 연령대가 나보다 높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하지만 작품 속에 소설가 박완서의 문장이 인용돼 있을 뿐 아니라, 박완서의 시대부터 정승오 감독의 시대, 최근의 현대사회까지 아우르는 가족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정말 잘한 작업이었고, 함께한 동료 배우들에게도 많은 정이 들어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하윤경은 “리허설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기주봉 선생님께서 나를 딸처럼 예뻐해 주셔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연기할 때도 자유롭게 서로 본능적으로 주고받았고, 감독님 역시 그런 부분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해주셔서 좋은 케미가 나온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에 기주봉은 “하윤경은 굉장히 거침이 없고 딸 같은 느낌이 있었다. 배우가 가져야 할 흡수력이 굉장히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화답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영화 속 인물 가운데 가장 철든 인물로 보이는 엄마 ‘현숙’을 연기하며 고민했던 지점에 대해 양말복은 “’현숙’은 전형적인 엄마나 헌신적인 아내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는 인물이다. 나는 요즘 현대사회에서 내 나이 또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접근했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라는 지점에서 ‘현숙’에게 접근했다”라고 자신만의 캐릭터 해석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철들 무렵’이 어떤 작품으로 다가가길 바라는지 묻자 기주봉은 “‘철든다’라는 것은 어떤 태도를 확실히 밝힐 때 ‘저 사람 철들었네’라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보편적인 인간의 도덕적인 기준을 넘어 또 다른 ‘철듦’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지 않나 싶다. 철듭시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정승오 감독은 “추석 때 이 영화를 혹시 미워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과 사투를 벌여서라도 그 사람과 함께 극장에 가주시면 좋겠다”라는 재치 있는 당부를 전하며 ‘철들 무렵’ 기자간담회를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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