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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소문을 현실로 만든 음악의 낙원

김연수 기자
2026-10-12 10: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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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소문을 현실로 만든 음악의 낙원 (제공: 영감의 샘터)


흔한 사랑 노래도, 막연한 꿈을 좇는 노래도 아니다. 기쁨과 슬픔, 그 사이를 오가는 삶의 감정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내 온 악뮤(AKMU)가 또 한 번 음악적 상상력을 펼쳤다. 서커스와 여행,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관객과 호흡한 이들은 공연장을 하나의 낙원으로 만들었다.

지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악뮤의 전국투어 콘서트 ‘2026 AKMU CONCERT [소문의 낙원]’이 열렸다. 마지막 서울 공연이 열린 11일, 악뮤는 정규 4집 ‘개화’ 수록곡부터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히트곡까지 다채로운 선곡으로 무대를 채웠다.

공연 세트장은 모랫길과 황량한 대지가 연상되는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곳곳에서 풀벌레, 새 소리가 들려오는 음향 효과는 여행길에 오른 듯한 분위기를 더했다. 거대한 암석과 풀이 돋아난 장식, 텐트로 꾸며진 무대는 낯선 여행지에 도착한 인상을 줬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무대 배경의 시간도 흘러, 낮에서 노을과 밤을 지나 새벽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곡마다 달라지는 분위기와 맞물리며 공연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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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소문을 현실로 만든 음악의 낙원 (제공: 영감의 샘터)


공연 시작 전 연주 세션들이 무대에서 아코디언 연주와 저글링 등을 선보여 기다리는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이후 빈티지 픽업트럭이 등장했고, 악뮤는 그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여행길에 오른 나그네를 떠올리게 하는 등장과 함께 무대의 서사가 시작됐다. ‘봄 색깔’로 포문을 연 두 사람은 관객에게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요청했고, 좌석 관객들까지 불빛을 흔들며 호응했다. 이어진 ‘벌레를 내고’에서는 무용수들의 춤과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큰 사랑을 받은 곡 ‘소문의 낙원’ 전주가 흐르자 객석에서 뜨거운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수현은 “소문의 낙원에 오신 분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관객들과 함께 춤을 췄다. 플로어는 물론 좌석 관객들까지 안무 동작을 따라 하며 공연의 일부가 됐다. ‘물 만난 물고기’에서는 이수현이 허밍으로 노래를 시작하고 관객들이 따라 불렀으며, 마이크를 관객에게 건네 노래를 이어 부르게 했다. 이찬혁은 트럭 위에서 기타를 연주했고, 푸른빛 조명이 공연장을 물들이며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수현은 “삼일째 여러분들의 행복을 듣고 있는데 엄청 행복하다. 여러분들의 삶에 예쁜 조각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기쁜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는 멘트 이후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스탠딩 마이크 앞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노래하며 일상의 기쁨과 슬픔을 지나는 이들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넸다. 천막 뒤편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그림자가 더해지며 노래에 담긴 감정이 입체적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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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소문을 현실로 만든 음악의 낙원 (제공: 영감의 샘터)


‘낙하’로 분위기를 전환한 악뮤는 ‘라면인건가’에서 ‘K팝스타’ 출연 당시 독창적인 음악 색깔을 각인시켰던 곡의 매력을 되살렸다. 서부극 인물을 연상시키는 의상의 퍼포머들이 합류해 흥을 더했다. ‘LOVE LEE’에서는 핑크빛과 푸른빛 조명 아래 이찬혁과 연주 세션들이 무대를 돌며 퍼레이드 같은 장면을 만들었다. 악뮤는 원형 무대 구조를 활용해 곳곳의 관객과 눈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라이의 꿈’은 이수현의 맑고 청아한 보컬이 돋보인 무대였다. 무용수들이 이수현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역동적인 춤을 선보였고, 노란빛 조명 아래 ‘뻥 터져 버릴래’라는 가사에 맞춰 노란색 컨페티가 쏟아졌다. 노래를 마친 이수현과 무용수들이 무대에 쓰러져 눈을 감자 객석에서 ‘이수현’을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수현은 공연 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듯 몸을 일으켜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수현은 “느끼셨겠지만 저희 악뮤 콘서트가 쉼이 없다. 저희가 말을 잘 안 한다”며 관객들에게 물을 마실 시간을 줬다. 데뷔 12년 차라며 “놀랍게도 2년 뒤면 전원 30대 그룹”이라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고래’는 짙은 푸른빛 조명 아래 연주와 보컬이 호흡을 주고받으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뱃노래’에서는 배의 고동을 연상시키는 관악기 연주가 시작을 알렸고, 배경에는 노을이 산 너머로 저무는 풍경이 펼쳐졌다. 여행길의 풍경을 옮겨놓은 듯한 연출이 공연의 서사를 한층 선명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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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소문을 현실로 만든 음악의 낙원 (제공: 영감의 샘터)


‘에일리언’에서는 웨이브가 가미된 안무와 시원하게 뻗는 고음으로 이수현의 색다른 매력이 드러났고, 형광색 포인트 의상의 퍼포머들까지 합류해 공연장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이찬혁은 ‘멸종위기사랑’에서 팔굽혀펴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찬혁은 “아침까지 목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완전 그냥 고음이 쭉쭉 나온다. 이게 여러분 덕분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이노소어’에서는 밤하늘에 달과 별이 떠오르는 배경이 펼쳐졌고, 밴드의 역동적인 연주가 열기를 더했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에서는 깊은 밤을 수놓는 객석의 불빛과 여명이 밝아오는 듯한 조명이 어우러졌다. 어둠 속에서 시작된 이수현의 목소리가 앞선 열광과는 다른 서정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이찬혁은 캠프파이어를 무대 위에 옮겨 감성을 자극했다. 무대에서 한 단 올라간 곳에 따로 마련된 캠프파이어 공간에서는 마치 불이 타오르는 듯 연기가 흘러나왔다. ‘난민들의 축제’ 등으로 이어진 무대는 공연 제목인 ‘소문의 낙원’의 의미를 되짚게 했다.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다 각자의 길로 돌아가듯, 이날 공연도 만남과 이별의 정서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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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소문을 현실로 만든 음악의 낙원 (제공: 영감의 샘터)


이찬혁은 오랫동안 계획해 온 전국투어를 언급하며 관객들이 없었다면 꾸지 못했을 꿈을 펼치고 있다고 전하며 “여러분과 정말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날 오랜 밤’과 ‘얼룩’을 들려줬다. ‘얼룩’의 마지막 대목부터 무대 위로 별똥별을 연상시키는 빛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곡이 끝날 즈음 운석이 낙원을 덮치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아름답던 낙원의 이야기는 극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악뮤가 퇴장한 뒤에도 객석에서는 앙코르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응원봉과 너클 불빛이 꺼지자 관객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켠 채 앙코르를 이어갔고, 무대에 다시 오른 악뮤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GIVE LOVE’, ‘시간을 갖자’ 세 곡을 앙코르곡으로 들려줬다.

서울 공연으로 투어의 문을 연 악뮤는 11월 7일 강릉을 시작으로 11월 21~22일 대구, 12월 5~6일 대전, 12월 19~20일 부산, 12월 25일 광주까지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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