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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파코의 판소리

서정민 기자
2026-04-10 07: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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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사진=MBC)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파코의 판소리 사랑이 한국의 명창마저 놀라게 했다.

4월 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423회에서는 파코, 맥스, 자밀이 한국의 얼이 담긴 판소리의 매력에 완벽하게 매료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장장 4시간에 걸친 특훈에도 지친 기색 없이 열정을 불태운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 파코와 친구들은 프랑스에서부터 한국 전통 노래를 배우고 싶다는 바람을 품어온 파코의 제안으로 전주 한옥마을에서 무형유산 송재영 명창을 만나 판소리 수업을 받게 됐다. 명창이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시범으로 선보이자 파코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한 음절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다. "정말로 다 느껴져. 어떤 감정인지 느낄 수 있어"라는 파코의 고백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진심 어린 공명이었다.

본격적인 수업은 '사랑가'로 이어졌다. 악보도 음계도 없이 선-후창 방식으로 주고받는 판소리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발음은 꼬이고, 꺾기 구간에서는 번번이 막혔다. 열정이 과부하에 걸린 나머지 목이 쉬어버렸지만, "판소리는 발효의 소리다"라는 명창의 말에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끝까지 놓지 않았다. 마지막 독무 차례,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선 파코는 실수도 했지만 끝까지 해냈다. "처음 해보는데 진짜 너무 좋다. 판소리가 너무 좋다"며 벅찬 감동을 쏟아냈다.

판소리를 통해 맺은 인연은 명창의 자택 방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여행을 가면 현지인의 삶을 직접 체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맥스의 정중한 부탁에 스승님이 흔쾌히 초대에 응해준 것이다. 덕분에 평소 한국의 진짜 집밥을 먹어보고 싶다던 파코의 소원도 단번에 성취됐다.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준비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승님의 아내는 잡채, 불고기, 직접 쑨 도토리묵까지 정성 가득한 한 상을 차려 냈다. 파코는 최애 한식인 불고기 양념을 밥에 싹싹 비벼가며 대화도 잊은 채 행복한 식사를 이어갔다. "어머니들이 해주는 음식을 먹어야 진짜 맛을 알 수 있다"는 이들의 말처럼, 관광지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따뜻한 한국의 정이 밥상 위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든든한 K-집밥을 나눈 뒤, 이들은 판소리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이어갔다. 파코는 "전통적인 매력이 돋보여서 좋고, 스승님이 소리하시는 열정적인 모습 자체가 판소리를 사랑하게 만들었다"고 고백하면서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슬펐다. 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이 보석 같은 판소리의 진가를 몰라보는 걸까"라며 판소리 홍보대사 같은 진심 어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의 정을 깊이 체감한 자밀은 "만약 파리에서 판소리 공연을 하신다면 꼭 보러 가겠다"고 약속했고, 송재영 명창 역시 크게 감동하며 "내 제자들에게 꼭 연락하겠다"고 화답해 언어와 국경, 세대를 초월한 묵직한 교감을 보여주었다. 식사 후에도 한동안 이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며 뜨거운 정을 나눴다.

헤어짐 이후에도 파코에게 판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을 맞은 파코의 첫마디도 "판소리"였다. "어제 정말 최고였어"라며 입가에 미소를 띤 그의 모습에 김준현은 "파리에서 판소리하는 파코 목격담이 쏟아질 것 같다"고 웃음 섞인 예언을 던지기도 했다. 단 하루의 만남이었지만, 판소리는 파코의 마음속 깊은 곳에 단단히 자리를 잡은 듯했다.

한국의 전통과 사람 사이에서 진심으로 감동받고, 그 인연을 끝까지 소중히 여긴 파코의 전주 여행기는 보는 이들에게도 잔잔하고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다음 방송 예고에서는 16년 차 프랑스 베테랑 상인 파코가 남대문 시장에서 흥정가로 변신하는 모습이 예고되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