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N' (오늘엔)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생활의 지혜와 함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한다. 또한, 다양한 맛집과 시대의 트렌드와 각종 핫한 이슈까지 포괄하여 시청자들의 거실을 찾아가는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ㆍ'오늘N' (오늘엔) 오늘의 이야기는?
2. 돌 쌓는 남편과 뜨개질하는 아내
3. 평생 아파트 살던 부부의 120년 고택살이
4. 제주의 맛! 제철 맞은 서귀포 은갈치

연탄불고기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대구. 한때 골목마다 연탄불 위에서 고기를 굽는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고, 불맛 가득한 냄새가 도시를 채웠다. 지금도 그 시절의 정취를 고스란히 이어가는 식당이 남아 있었다. 바로 50년 역사를 품은 연탄불고기 전문점이었다.
대표 메뉴는 돼지갈비였다. 얇게 저민 국내산 갈비를 골드키위, 감초, 녹차, 와인에 재워 잡내를 없애고 은은한 단맛을 더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었다. 또 하나의 인기 메뉴는 고추장 불고기였다. 기름기가 적당히 섞인 목살과 전지를 배합해, 직접 만든 양념을 더해 깊고 강렬한 풍미를 살려냈다.
무엇보다 연탄불의 매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은근하면서도 강한 화력 덕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었고, 숯불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향이 입혀졌다. 손님들은 그 불향을 잊지 못해 발길을 돌렸다.
이 식당의 시작은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국제극장 근처 붐비던 골목에서 주인장의 어머니가 문을 연 것이 시초였다. 아들 윤건식(49) 씨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곁에서 주방을 도우며 일과 삶을 배워나갔다. 그러나 13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식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오랜 시간 주방을 지켜온 손길이 사라지자 가게의 맛과 전통을 이어갈 사람이 없다는 걱정이 커졌다.
주변에서는 식당을 이어가는 일이 무모하다며 걱정과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단골 손님들이 보내준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다시 찾아온 활기 속에서 가게는 지금도 매일같이 불향 가득한 고기를 구워내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어머니의 손길과 가족의 시간, 그리고 손님들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따뜻한 일터였다.
[수상한 가족] 돌 쌓는 남편과 뜨개질하는 아내
전남 무안군의 한 마을에 들어서면 특별한 집 한 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지만,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마당은 물론 담장과 바닥까지 온통 돌로 채워져 있었고, 수많은 돌 작품들이 정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정원의 주인공은 박중현(81) 씨였다. 그는 무려 40년 동안 돌을 모으고, 쌓고, 다듬으며 세월을 보냈다. 그 결과 돌로 만든 작품만 약 150가지에 달했다. 돌탑, 조형물, 담장 하나하나에 그의 손길이 깃들어 있었다.
놀라운 점은 아내 이정순(78) 씨가 남편을 한 번도 나무라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남편이 돌을 쌓는 40년 동안 아내는 뜨개질을 놓지 않았다. 치마, 저고리, 목도리, 가방까지, 그녀가 만든 뜨개 작품은 무려 600점이 넘었고, 집 안 곳곳을 가득 메웠다.
그 세월이 있었기에 지금은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다짐했다. 남편은 돌을 쌓으며 세상을 바라봤고, 아내는 뜨개질로 자신의 세월을 엮어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이제 사람들에게 소문난 명소가 되었다. 돌과 뜨개질이 어우러진 부부의 일상은 소박하지만 그 누구보다 풍요로워 보였다.
[촌집 전성시대] 평생 아파트 살던 부부의 120년 고택살이
경북 예천 금당실 마을.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한 이곳에는 옛집들이 보존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120년 세월을 품은 고택이 눈에 띄었다. 안채, 바깥채, 행랑채, 넓은 마당까지 합쳐 무려 800평에 달하는 규모였다. 그러나 집주인이 세상을 떠난 뒤 오랫동안 방치되어, 본래의 아름다움이 빛을 잃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겨울, 이 집에 새로운 주인이 들어왔다. 바로 최기영(54), 김선희(54) 부부였다. 기자와 간호사로 오랜 세월 직장 생활을 이어오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지쳐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과감히 ‘쉼’을 선택했다.
남편은 단순히 쉬자는 마음이었지만,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평생의 로망으로 한옥 살이를 꿈꿔왔다. 단순한 한옥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고택 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남편은 아내의 열정에 설득당했고, 생전 처음으로 옛집에서 살아보기로 했다.
고택을 구매한 것도 아니었다. 임대로 들어왔기에 마음대로 고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다. 난방 공사를 할 수 없어 겨울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야 했다. 낯선 불편함이 따랐지만, 부부는 점차 고택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4개월만 머물 계획이었지만, 어느새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수리를 시작했다. 고택의 옛 멋을 살리면서도 생활의 편리함을 보완하려는 시도였다. 부부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워가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집과 그 집을 품은 사람들, 고택살이의 매력과 어려움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달의 수산물] 제주의 맛! 제철 맞은 서귀포 은갈치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제주 바다. 이 계절, 반드시 맛봐야 할 수산물이 있었다. 바로 서귀포 은갈치였다. 이곳에서 은갈치를 잡는 방법은 ‘채낚시’였다. 미끼에 달려드는 갈치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그 순간 은빛 비늘이 반짝이며 살아 있는 듯한 광채를 뽐냈다.
은갈치는 9월부터 맛이 절정에 달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이 오르고 기름기가 차올라 풍미가 가장 좋을 때였다. 다만 아무리 신선한 은갈치라도 손질과 보관 과정을 철저히 거쳐야 했다. 잡은 직후 손질을 하고, 냉동과 진공 포장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식탁에 오를 수 있었다.
먹는 방법은 다양했다. 가장 대중적인 것은 갈치조림이었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속살에 스며들어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우게 했다. 갈치구이는 기름이 자르르 흐르며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또 낯설지만 매력적인 갈칫국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속을 풀어주는 별미였다.
서귀포수협은 앞으로 은갈치 축제를 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제철 은갈치를 맛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신선한 은빛 보물이자 바다가 주는 선물 같은 은갈치. 제주의 바다에서 만나는 그 특별한 맛은 여행객과 지역민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었다.

'오늘N' (오늘엔)은 매일 저녁 6시 5분에 MBC에서 방영되는 시청자 친화적인 맛집 정보 프로그램이다. '오늘N' (오늘엔)은 오늘의 맛집을 소개하며 '퇴근후N', '이 맛에 산다', '저 푸른 초원 위에', '점심N', '할매식당', '좋지 아니한가(家)' 등의 코너가 함께한다. 현장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세상의 모든 재미와 소식을 놓치지 않는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맛집에 대한 편안함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친구 같은 존재다. 베테랑 제작진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직접 탐방하여 살아 있는 정보, 숨겨진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발굴한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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