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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루시드폴, 정선아X박혜나, 선미의 밤

김민주 기자
2025-11-08 10: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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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루시드폴, 정선아X박혜나, 선미, 김도훈X김영대, KBS '더 시즌즈–십센치의 쓰담쓰담'

'더 시즌즈–십센치의 쓰담쓰담'이 감동과 여운, 음악의 온기가 어우러진 무대로 가을밤을 물들였다.

지난 7일 밤 방송된 KBS 2TV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십센치의 쓰담쓰담'에는 루시드폴, 정선아X박혜나, 선미, 김도훈X김영대가 출연해 각기 다른 온도의 음악 이야기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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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선미

먼저 '더 시즌즈'의 열기를 끌어올린 주인공은 퍼포먼스 퀸 선미. 동양풍의 부채 퍼포먼스와 함께 펼쳐진 선미의 '열이 올라요' 무대에 십센치는 "장인 정신과 스포츠맨 정신이 느껴진다. 오늘 제작진이 "선미 온다. 바닥 깨끗하게 닦아라"라고 하더라"고 농담을 던졌고, 선미는 "이번 신곡도 무릎을 쓰긴 하지만 격하진 않다. 대신 다른 부분이 힘들다"고 웃으며 받아쳤다. 선미가 직접 밝힌 십센치의 스윗함도 화제를 모았다. 십센치는 손글씨로 쓴 카드에 "진행은 서툴지만 잘 모시겠다.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선미는 "이런 세심한 진행자는 처음 본다"며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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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선미

선미가 "십센치의 목소리는 늘 섹시하다"고 말하자, 십센치는 "저도 선미님 목소리를 그렇게 느낀다"며 응수했다. 이어 십센치는 즉석에서 "곡을 만들어 들고 가겠다. 기다려 달라"고 러브콜을 건네며 선미를 감탄케 했다. 올해로 데뷔 18년 차를 맞은 선미는 첫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소감도 전했다. 그는 "조금 투박하고 서툴더라도 내 손으로 완성해보고 싶었다.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제 이름이 단출하게 적힌 크레딧이 오히려 뿌듯했다"고 말했다. 십센치는 "가수의 색이 짙게 배어 있어 음악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선미에게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선미의 세 글자 곡 제목엔 다 이유가 있다"며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날라리' 등 선미의 히트곡 계보를 언급한 뒤, "'시니컬' 역시 대박이 날 것 같다"며 응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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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정선아X박혜나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박혜나는 등장과 동시에 '더 시즌즈'를 브로드웨이로 바꾸며 무대의 공기를 장악했다. 영화 '위키드'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연출 아래, 두 사람은 각각 'Popular(파퓰러)'와 'Defying Gravity(디파잉 그래비티)' 솔로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의 숨을 멎게 했다. 폭발적인 성량과 흡입력 있는 연기에 십센치는 "귀가 터질 것 같고, 청력을 잠시 잃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감탄을 표했다. 올해로 각각 24년 차, 20년 차를 맞은 정선아, 박혜나는 뮤지컬계를 이끄는 '왕언니'이자, 퍼펙트 하모니를 자랑하는 '뮤지컬계 다비치'다운 면모로, 뮤지컬 '물랑루즈' 넘버와 '겨울왕국' OST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지는 넘버 릴레이와 다비치 '8282' 커버까지 완성해 스튜디오를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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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정선아X박혜나

영화 '위키드: 포 굿' 한국어 더빙까지 맡은 두 사람은 뮤지컬과는 또 다른 더빙 작업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혜나는 "무대와 전혀 다른 방식이라 한국어 싱크를 자연스럽게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고 전했고, 정선아는 "무대에서 지르는 소리와 더빙용 목소리는 완전히 달라 힘들었다"고 말하며 치열했던 과정을 들려줬다. 두 사람은 또 시청률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농담과 함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Golden(골든)' 무대로 현장을 전율로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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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김도훈X김영대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도훈과 김영대도 '더 시즌즈'를 찾았다. 두 사람의 훈훈한 등장에 관객들의 환호가 터지자, 십센치는 "왜 내가 처음 나왔을 때와 분위기가 다르지?"라며 귀여운 투정을 부려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대가 "김도훈은 자진해서 뭐든 하는 타입이다. 무대 인사도 직접 MC를 보더라. MT 준비도 다 하고, 친해지면 닮아가겠구나 싶었다"고 말하자, 십센치는 "더 시즌즈는 안 된다"며 빠르게 선을 그었다. 이에 김도훈은 "그래도 기대하고 나오긴 했다"며 웃음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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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김도훈X김영대

십센치가 "MC 스킬을 공유해달라"고 묻자 김도훈은 '더 시즌즈'의 즉석 진행에 나섰다. 재치 넘치는 김도훈의 진행력에 관객들이 환호하자 십센치는 "위험하다, 자리 내주면 안 되겠다"고 진땀을 흘렸다. 김도훈은 이어 지드래곤 모창으로 폭소를 자아내며 다채로운 끼를 드러내는가 하면, '한강의 작별', '3집에 대한 부담감' 등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십센치의 곡들을 줄줄이 언급하며 찐팬 면모를 보였다. 김영대 또한 훈훈한 비주얼만큼 매력 있는 보이스로 '응급실' 라이브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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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루시드폴

인디 30주년 기획 '인생음악'의 네 번째 주인공은 루시드폴이었다. 1998년 밴드 미선이로 데뷔해 28년 차를 맞은 그는 이날 "당시 밴드 멤버들이 악기를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었다. 녹음 이틀 전, 베이스를 치던 친구가 탈퇴해서 결국 내가 대신 쳤다. 그래서 '진달래타이머'를 들어보면 뒤로 갈수록 베이스 튜닝이 안 맞는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안 맞은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 앨범이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오른 사실을 언급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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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의 쓰담쓰담' 십센치, 루시드폴

루시드폴은 '인생음악 베스트 3' 중 하나로 꼽힌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에 대해 "가장 외로웠을 때 쓴 곡이다"고 담담히 밝혔다. 이에 십센치가 즉석에서 듀엣을 제안하며, 발매 이후 처음으로 첫 듀엣 무대가 성사됐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 위로 두 사람의 섬세한 하모니가 겹쳐지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고, 십센치는 "루시드폴의 음악은 한 음 한 음이 너무 소중해서 허투루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일주일 동안 가장 부담스러운 연습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방송에서 루시드폴은 3년 만의 새 정규앨범 '또 다른 곳'을 통해 한층 깊어진 음악 세계도 선보였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스페인과 브라질 등 여러 나라의 뮤지션들과 함께 만든 곡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 시즌즈–십센치의 쓰담쓰담'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