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사업에 50조·협력사 美 관세 전액 지원 파격 상생안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25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직전 5년(2021~2025년) 투자액 89조1000억원보다 36조1000억원(40%)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AI와 로봇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AI 모델 학습을 위한 고전력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피지컬 AI 로봇과 자율주행차에서 생성되는 학습 데이터를 저장할 PB(페타바이트)급 저장소를 확보한다.
로봇의 완성도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어플리케이션 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대규모 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로봇을 실제 산업현장 투입 전 최종 검증하는 혁신 실증센터다.
나아가 고객 맞춤형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해 자체 로봇 생산부터 중소기업 제품 위탁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현대차그룹이 국내에 로봇 공장 건설과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부품 분야 R&D도 적극 지원해 핵심 부품 국산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통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 능력도 대폭 확충한다. 내년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이 준공되고, 2027년 가동 목표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기아는 경기도 화성에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용 신규 전기차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국내 전기차 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로 육성해 2030년 전동화(EV, HEV 등) 차량 수출을 지난해 69만 대에서 176만 대로 2.5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파격적인 상생안도 발표했다.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 240곳이 올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한다.
1차 협력사가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법인(HMGMA,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부품을 공급하며 실제 부담하는 관세를 매입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총지원 규모는 향후 협력사의 수출 실적 집계 후 확정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채용 규모도 확대한다. 올해 7200명을 채용했으며, 내년에는 인력을 1만 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향후 5년간 연간 25조원씩, 2030년까지 총 125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며 “어려움을 겪는 부품 협력사를 위해 올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지원하는 등 자동차 산업 생태계 강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대한민국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협력사 관세 지원과 상생협력 확대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 7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들을 한다”며 “그런 걱정들이 없도록 여러분들이 잘 조치해 주실 걸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재계는 일제히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원, SK는 600조원(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LG는 100조원을 각각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는 15조원, 한화는 11조원, 셀트리온은 4조원(3년)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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