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디지털자산 시장이 규제 정비, 기관투자자 유입, 인공지능(AI)과의 융합 등을 발판으로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연말 랠리 실종과 대규모 자금 이탈, AI 투자 거품 우려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시선은 조심스럽다.
31일(현지시간) JP모건은 비트코인이 시장 안정 시 올해 최대 17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금과 유사하게 가치 저장 수단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 600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연말 8만 8000달러 선으로 밀리며 연간 약 5%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비트코인이 14만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상장지수펀드(ETF) 수요 회복, 글로벌 증시 강세, 미국의 디지털자산 법제화를 주요 촉매로 꼽았다.
디지털자산 전문가들은 2026년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규제 환경 전환, 기관 채택 확대, AI와의 결합을 꼽는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규제가 단속 중심에서 벗어나 허용 범위와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상장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디지털자산을 단기 투기 대상이 아닌 포트폴리오 분산 및 장기 보유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I 에이전트의 신원을 인증하는 ’에이전트 확인제도(KYA)’가 도입되면 AI가 금융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초소액 결제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12월 31일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레포 운용을 통해 올해 최대 규모인 746억 달러를 금융 시스템에 주입했다. 연준은 국채 315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 431억 달러를 매입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7일 연속 순유출 고리를 끊고 12월 30일 하루에만 3억 55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12월 26일에는 총 2억 7588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에서만 1억 9261만 달러가 유출됐고, 이더리움 현물 ETF도 387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 전반에서 한 주 동안만 총 4억 4600만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코인쉐어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이후 누적 유출액은 32억 달러에 달했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관 4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이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향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 실물자산토큰화(RWA),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활성화가 주된 근거다.
2025년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해였지만, 알트코인 시장엔 악몽 같은 한 해였다. S&P 500 지수가 연초 대비 17%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약 6% 하락했고, 알트코인 지수는 무려 43% 급락했다.
체인링크(LINK)는 연간 40% 하락해 최고점 대비 76% 빠졌고, 아베(AAVE)는 53% 하락해 고점에서 78% 밀렸다. 폴카닷(DOT)은 현재 1.77달러 수준으로 4년 전 고점인 54달러 대비 97% 가까이 하락했다.
신생 토큰도 예외가 아니었다. 에테나(ENA)는 총예치금이 150억 달러까지 급증했지만, 토큰 가격은 1년간 78% 하락했다. 펌프펀(Pump.fun)의 PUMP 코인도 7월 ICO 당시 40억 달러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78% 급락했다.
극소수의 알트코인만이 약세장 속에서 독자적 상승을 기록했다. 지캐시(ZEC)는 올해 800%, 모네로(XMR)는 126% 상승하며 프라이버시 코인 부문이 주목받았다. 하이퍼리퀴드(HYPE) 토큰은 2024년 11월 토큰 발행 이후 현재까지 733% 상승했다.
블랙록은 최근 약 1억 9200만 달러 가치의 2201BTC와 약 2200만 달러 규모의 7557ETH를 코인베이스 프라임으로 이체했다.
총 2억 1400만 달러를 상회하는 규모다. 이번 움직임은 4분기 초 시장 조정 이후 현물 가상자산 펀드에서 매도세가 이어지는 민감한 시기에 발생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물자산(RWA) 토큰화 분야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물자산 총 가치는 12월에만 3% 증가해 19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디파이라마 데이터 기준 탈중앙화 거래소를 제치고 예치 자산 규모 5위 카테고리에 등극했다.
블랙록의 비들(BUIDL)과 프랭클린 템플턴의 벤지(BENJI) 등 토큰화된 미국 국채 상품들이 87억 달러 규모를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AI 투자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챗GPT 등장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거대 기술 기업들에 더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FT는 AI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거대 다각화 기업들은 버틸 수 있어 광범위한 시장 매도세는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6년에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에서 당혹스러운 손실이 발생하고, 소규모 기업 파산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2026년은 AI의 실질적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수익률이 어떨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투자 판단을 위한 참고용이며, 투자 결정은 본인의 책임입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