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승인을 한미 무역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며 “비준 전까지는 한국과 무역 합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25% 인상’ 조치가 한국 국회의 결정과 직결됐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을 묻는 질문에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보내는 신호는) 무역 합의에 서명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이 국회 승인 전까지 25% 관세를 적용받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이번 관세 압박이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튿날에는 한국과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 인상을 보류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까지 관세 인상 조치를 실제로 시행하기 위한 행정명령 서명이나 관보 게재 등 공식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의 정확한 입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김 장관은 미국 동부 시간 28일 오후 7시 27분 오타와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9시 25분(한국시간 29일 오전 11시 25분)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다.
산업부는 김 장관에 이어 곧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을 찾아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관세 문제를 비롯한 한미 통상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 전망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자국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해선 “이사회 안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꽤 많다”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나타날 상황을 열린 마음으로 보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최근 달러화 약세 관측에는 “미국은 항상 강달러 정책을 갖고 있다”라며 “무역적자 축소가 시간이 지나면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도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를 사기 시작했고, 그 원유를 정제한 제품을 누가 샀는지 아는가. 바로 유럽”이라며 “유럽은 자신들을 향한 전쟁에 자금을 대고 있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