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6일 새벽 6만3천 달러대까지 폭락하며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이다.
6일 시황을 보면 비트코인(BTC)은 67,880.09달러로 24시간 전보다 8.4% 폭락했다. 1시간 변동률이 +1.3%로 소폭 반등을 시도 중이지만, 주간 하락률이 -19.8%, 월간 하락률이 -27.4%에 달해 하락세가 거침없다
지난해 10월 초 12만6천 달러를 웃도는 최고가에 비하면 불과 넉 달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2024년 11월 이후 가상자산에 투기적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얻었던 모든 상승분을 사실상 반납한 것이다.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가격은 15% 가까이 하락하면서 1900달러마저 내줬다. 엑스알피(XRP)는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한 1.19달러에 거래되며 알트코인 전반의 패닉성 자금 이탈을 상징하는 흐름을 연출했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하루 만에 18.75% 하락한 26으로 밀리며, 투자 자금이 고위험 알트코인에서 비트코인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 국면을 가리켰다.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공포·탐욕 지수는 11까지 떨어지며 극단적 공포 구간에 진입했다.
엑스알피의 거래량은 24시간 동안 142.6% 폭증하며 강한 분산 매도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기술적으로는 주요 피보나치 되돌림 지지선을 모두 하향 이탈했고, 상대강도지수(RSI)는 24.9까지 떨어져 극단적인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거래소 제미니는 지난해 9월 상장 후 주가가 80% 넘게 빠지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 4분의 1을 해고하고 각국에서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증시도 비트코인 폭락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는 1.20%, S&P500은 1.23%, 나스닥은 1.59% 각각 급락했다. 이로써 미증시는 3일 연속 하락했으며, S&P500의 경우 올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당초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면서 새로운 가치 저장수단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관세 충격, 올해 초부터 심화된 지정학적 불안 속에 달러와 미 국채를 대체할 안전자산 수요가 늘며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년간 비트코인이 30%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금값은 무려 69% 상승했다. 은 가격도 13%가량 급등하며 전통적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가격 하락이 더 큰 하락을 부르는 강제청산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인글래스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가상자산 시장에서 청산된 롱·숏 포지션 규모는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하락 과정에서는 레버리지를 동원한 매수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며 낙폭을 키웠다. 7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는데, 이들이 청산을 당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더 부추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6만 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크립토퀀트와 코인셰어즈 등은 심리적 지지선인 7만 달러를 유지하지 못하면 6만~6만5천 달러 사이로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비트코인이 6만6천 달러를 붕괴한 이후 다음 주요 지지선은 6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가상자산 겨울’로 불렸던 지난 2022년 초 약세장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은 한물갔다”며 “칼시 등 예측시장 베팅과 은에 자리를 빼앗겼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옵션 플랫폼 시그널플러스의 어거스틴 팬 파트너는 “가상화폐 시장은 서사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전통 금융과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상황 속에서 가상화폐 본연의 생태계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선마저 지키지 못할 경우 추가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온다. 단기 반등 시도는 나올 수 있지만, 신뢰 회복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 한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격 하락을 넘어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정체성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이 기사는 투자 판단을 위한 참고용이며, 투자 결정은 본인의 책임입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