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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이채운, 트리플콕 세계 최초 성공했지만 ‘6위’

서정민 기자
2026-02-14 07: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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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이채운, 트리플콕 세계 최초 성공했지만 ‘6위’(사진=연합뉴스)


이채운(19·경희대)이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7.50점을 기록해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최초 기록과 함께 한국 남자 하프파이프의 새 역사를 썼다.

결선 무대는 쉽지 않았다. 이채운은 1차 시기 세 번째 점프에서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콕 1620을 시도하다 넘어졌다. 2차 시기에는 난도를 낮춰 더블콕 1440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도 착지에 실패했다. 2차 시기까지 24.75점씩을 받아 11위로 처졌다. 리프트를 타기 전, 이채운은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넌 할 수 있어”라는 아버지의 격려가 힘이 됐다.

마지막 3차 시기, 이채운은 달라져 있었다. 마의 세 번째 점프에서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콕 1620(정면으로 점프해 가로축으로 4바퀴 반 회전하면서 동시에 상하로도 3바퀴 도는 기술)을 완벽하게 성공했다. 이 순간, 이채운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기술을 올림픽에서 해낸 선수가 됐다. 이어 더블콕 1440까지 완주하며 포효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기다린 점수는 87.50점. 순위는 5위까지 올라갔지만 이채운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미 2차 시기까지 9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4명이나 있었다. 최종 순위는 6위로 확정됐다.

메달은 놓쳤지만 이채운이 세운 기록은 의미가 컸다. 2010 밴쿠버 대회에서 김호준이 처음 하프파이프에 출전한 이래 한국 남자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것은 이채운이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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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이채운, 트리플콕 세계 최초 성공했지만 ‘6위’(사진=연합뉴스)


이채운은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만 16세로 한국 선수단 최연소로 출전했지만 예선 18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 16세 10개월의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며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왼쪽 무릎 연골판 제거 수술을 받고 슬럼프를 겪었지만 끝내 올림픽 결선 무대까지 올라섰다.

“피눈물이 흐르도록 열심히 준비했지만 이렇게 다시 세계의 벽이 높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이채운은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정말 열심히 했지만 준비한 게 충분하지 않았다. 나에게만 충분했던 것”이라며 “다음 올림픽은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 후 미국의 제이크 페이츠를 비롯한 선수들이 이채운에게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페이츠는 “네가 내 마음속 1등이다” “점수가 왜 이러냐”라며 그를 격려했다.

2006년생인 이채운은 여전히 10대다. 이번 올림픽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무대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남자부 금메달은 95.00점을 기록한 도쓰카 유토(일본)가 차지했다. 스코티 제임스(호주)가 93.50점으로 은메달, 야마다 류세이(일본)가 92.00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은 2022 베이징 대회 히라노 아유무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