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2월 23일 오전 67,445.05달러로 24시간 전보다 1.3% 하락하며 6만 7천 달러 선을 위태롭게 붙들고 있다. 미국 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제동 판결 이후 단기 급등세가 연출됐으나 이내 차익 실현 매물에 눌리며 상승 동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같은 날 오전 6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이 24시간 전보다 1.21% 하락한 6만 7,39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1,941달러로 1.63%, 리플은 1.38달러로 3.76% 각각 하락했으며 솔라나·도지코인도 3~4%대 하락세를 보이는 등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을 이어가지 못한 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거시경제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반발해 즉각 무역법 122조를 발동,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고 이튿날 이를 15%로 추가 인상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이에 따라 주말 랠리를 펼쳤던 미국·유럽 증시와 달리 가상자산 시장은 재차 하방 압력에 노출됐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4%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 물가는 전년 대비 3% 상승해 예상치인 2.9%를 웃돌았다.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는 비트코인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은행위원회 간사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납세자의 혈세로 가상자산 억만장자들을 구제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워런 의원은 구제금융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기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직접적으로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 대비 50% 이상 폭락하며 지난 2월 6일 6만 달러 선까지 주저앉은 시점에 발송됐다. 공교롭게도 서한이 전달된 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마라라고 클럽에서 가상자산 업계 임원들을 초청해 첫 번째 ‘월드 리버티 포럼’을 개최했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제도권 차원에서도 골드만삭스의 비트코인 노출은 확대되고 있다. 최근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IBIT)를 비롯한 여러 비트코인 현물 ETF를 수억 달러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 1분기를 기점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며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전략적 금융 상품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릭 트럼프 역시 같은 포럼 석상에서 비트코인 장기 낙관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결국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에 도달할 것을 확신한다”며 “지금만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6만 달러 후반대의 가격이 2년 전 1만 6,000달러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임을 강조하며 연평균 수익률 약 70%의 자산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사상 최고가인 약 12만 6,000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까지 조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이르면 이달 말 발의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거래소 정식 인가 시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은행·증권사 등 대형 금융사가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디어(Bitdeer, BTDR)는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을 전량 매각하고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디어는 최신 운영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0BTC로 줄였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채굴한 189.8BTC에 더해 기존 예비비로 보유하던 943.1BTC까지 전량 시장에 매각했다. 채굴 기업이 채굴 물량 일부를 운영비 충당 목적으로 매각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핵심 준비 자산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처분한 결정은 업계에서도 이례적 행보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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