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깜짝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5% 넘게 급락하면서 뉴욕증시는 물론 아시아 주요 증시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다. 국내 코스피도 7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하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충격이 확산됐다.
현지 시간 26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5.46%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직후 공개한 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681억3천만 달러(약 98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662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로,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때 4% 가까이 오르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정규장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펼쳐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컨퍼런스콜에서 젠슨 황 CEO가 2027년 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재고 축적을 언급한 것이 역설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 기대 약화와 질서 있는 공급 확대 국면으로의 전환을 시사했다”고 반도체 약세 배경을 분석했다. 그간 공급 부족 우려로 반도체 가격 급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반도체 섹터 전반의 주가가 고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개를 들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급락 여파는 반도체 섹터 전반으로 번졌다. 브로드컴(-3.19%), 마이크론(-3.13%), AMD(-3.41%), TSMC(-2.82%), 인텔(-3.03%)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투자 자금이 칩 제조사에서 AI 서비스 기업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AI 로테이션’ 현상 가속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자본지출 지속 여부와 수익화에 대한 불안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혼조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03~0.04% 소폭 올라 4만9499.51에 거래를 마쳤지만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었고, S&P 500지수는 0.54% 하락한 6908.86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18% 내린 2만2878.38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코스피는 1.7% 내린 6,197로 출발해 외국인의 5조 원 넘는 순매도가 이어지며 한때 낙폭이 2%까지 확대됐다. 이후 낙폭을 일부 줄여 현재 1% 가량 하락한 6,23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동조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오전 한때 600포인트 넘게 하락하다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줄여 전일 대비 0.38% 내린 5만8528.09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중화권 증시는 상대적으로 선방해 상하이종합지수는 0.02% 소폭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0.23% 오른 2만6440.39에 거래됐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