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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새만금에 9조 원 베팅

서정민 기자
2026-02-28 06: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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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새만금에 9조 원 베팅(사진=청와대)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을 차세대 산업 거점으로 낙점하고 9조 원 규모의 대형 투자에 나선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로보틱스·인공지능(AI)·수소에너지를 아우르는 통합 산업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정부 및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새만금 약 34만 평 부지에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AI 수소시티 조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투자 규모 면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5조 8000억 원으로 가장 크다. GPU 5만 장 수준의 초대형 연산 인프라를 갖춰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운영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두뇌 역할을 맡게 된다.

로봇 분야에는 4000억 원이 투입된다. 연간 3만 대 생산 규모의 로봇 공장을 중심으로 물류·산업용 로봇 제작은 물론, 제조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의 위탁 생산 기능도 병행할 계획이다. 수소에너지 축으로는 1조 원을 들여 재생에너지 기반의 200MW급 수전해 플랜트를 건립한다.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청정 수소를 생산·저장하는 이 시설은 새만금의 풍부한 일조량과 풍력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전체 시설은 2026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투자로 인한 경제 유발 효과를 약 16조 원, 직·간접 고용 창출 규모를 7만 1000명으로 추산했다.

이 대통령은 협약식 축사에서 “새만금은 여의도 면적의 약 140배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와 잘 갖춰진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혁신 역량과 만나면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권 전체의 경제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의 파급력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선대 창업주를 떠올리며 “정주영 회장께서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약 35년 동안 대형 투자 유치에 번번이 어려움을 겪어온 새만금으로서는 이번 협약이 분명한 전환점이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이후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고조된 시점에서 나온 이재명 정부의 첫 지역균형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