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사의 찬미’가 지난 3월 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약 한 달간의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26년 재연에서는 ‘비극’ 그 자체보다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선택의 과정’과 ‘인물의 주체성’에 집중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영상 장치를 활용한 영화적 장면 전환과 무대 위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연주는 인물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확장시키며, 인터미션 없이 이어지는 100분의 밀도를 완성했다.
이번 시즌은 언론 리뷰에서도 연출의 리듬과 무대 장치의 효과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심덕 역을 맡은 서예지의 무대 데뷔는 “첫 무대임이 무색할 만큼 설득력 있게 완성됐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작품이 실존 사건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인물들의 선택과 주체성을 전면에 세웠다는 점 역시 주요한 호평 포인트로 꼽혔다.


윤심덕 역의 서예지와 전소민은 서로 다른 결의 감정선으로 인물을 완성하며 극에 깊이를 더했다. 서예지는 첫 연극 무대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정교한 감정의 축적으로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고, 전소민은 담백하고 진정성 있는 호흡으로 ‘예술가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윤심덕을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나혜석 역의 김려은과 진소연은 단단한 눈빛과 호흡으로 인물의 지성과 신념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작품의 또 다른 축을 세웠다. 두 배우는 각기 다른 온도로 ‘자유’라는 화두를 관객에게 건네며 서사의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홍난파 역의 박선호와 김건호는 작품의 정서적 균형을 책임지며 서사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끌었다. 박선호는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홍난파의 인간적인 면모를 따뜻하게 살려냈고, 김건호는 보다 깊이 있는 시선과 밀도 있는 감정선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예술가의 아이러니를 구현했다.
요시다 역의 김태향은 작품의 긴장과 질문을 책임지며 시대를 관찰하는 인물로서 극의 시선을 확장했다. 정점효 역의 박수야와 고주희는 절제된 표현과 깊은 호흡으로 인물이 지닌 비애와 인내를 담담히 풀어냈으며, 기자 역의 허동수는 객관적인 시선 속에서도 서사의 온도를 더하며 작품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해석의 무대’로 확장되도록 이끌었다.
연극 ‘사의 찬미’는 시대적 억압 속에서도 끝내 ‘나’로 살고자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사는 관객들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남겼다. 사랑과 선택, 그리고 자유에 대한 물음은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관객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관객들은 100년 전 예술인들의 사랑과 고뇌를 관람한 뒤 “자유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만드는 작품”, “결말을 알고 보는데도 마지막까지 숨을 멈추게 된다” 등의 반응을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나눴다. 제작사는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큰 사랑을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어지는 전국 투어에서도 관객들과 깊이 호흡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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