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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잉글랜드 1-0 격파

서정민 기자
2026-04-01 07: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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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대표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모리야스 하지메(58)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이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종가’ 잉글랜드를 완파하며 아시아 최강의 위용을 다시 한번 만천하에 과시했다.

일본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마스 투헬 감독의 잉글랜드와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날짜가 만우절이어서 눈을 비비게 만드는 결과지만, 기록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미토마 카오루(29·브라이튼)였다. 전반 23분, 중원에서 볼을 탈취한 미토마는 왼쪽 측면으로 공을 내줬다. 나카무라 케이토가 박스 안으로 파고들며 낮게 컷백을 연결하자, 쇄도하던 미토마가 오른발 원터치 슈팅으로 냉정하게 골망을 갈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약속된 플레이처럼 물 흐르듯 이어진 장면이었다.

잉글랜드는 후반 들어 재러드 보웬, 도미닉 솔란케, 마커스 래시포드 등을 잇따라 투입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후반에만 12개를 포함, 총 19개의 슈팅을 쏟아냈지만 일본의 촘촘한 수비벽을 끝내 뚫지 못했다.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연속 선방이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해냈다.

이날 패배는 잉글랜드 축구 150년 역사상 아시아 팀에게 당한 첫 번째 패배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큰 타격이다. 홈에서의 패배는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도 “상대는 매우 잘 훈련된 팀이었다”고 일본의 경기력을 인정했다. 잉글랜드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8전 전승, 22득점 무실점을 기록한 이번 대회 최대 우승 후보 중 하나다.

물론 잉글랜드 쪽에는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 존 스톤스 등 핵심 자원이 부상·컨디션 관리 등으로 대거 빠졌다. 일본 역시 엔도 와타루(리버풀·발목 수술),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도미야스 타케히로(아약스) 등 주전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조건이 동등하지 않다는 변명도 가능하지만, 일본이 FIFA 랭킹 4위를 상대로 적지 웸블리에서 보여준 내용만큼은 변명의 여지 없이 완벽했다.

이번 승리는 우연이 아니다. 모리야스 감독 부임 이후 일본의 유럽 팀 상대 전적은 이 경기 포함 8전 7승 1무. 독일(2회), 스페인, 스코틀랜드에 이어 이제 잉글랜드까지 무릎을 꿇렸다. 브라질·가나·볼리비아·스코틀랜드를 거쳐 이날까지 A매치 5연승이며, 이 기간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도 이어갔다.

3-4-2-1 포메이션에 기반한 일본의 전술은 양 측면 윙백이 내려와 5백을 형성하는 수비 안정성과, 전방 압박 후 빠른 공수 전환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인다. 이날도 잉글랜드의 패스 코스를 차단하며 빌드업을 흔들었고, 찬스가 열리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마무리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전 “과거에는 강대국을 만나면 ‘어떻게 비길까’를 고민했지만, 이제 일본은 ‘어떻게 이길까’를 고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 후에는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새벽 같은 시각, 한국은 오스트리아에 0-1로 패했다. 코트디부아르(FIFA 37위)에 0-4 대패를 당한 지 사흘 만의 일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한국 역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공이 대부분 롱볼로 흘렀고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같은 스리백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다. 일본이 웸블리를 정복하는 순간, 한국은 빈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 튀니지, 스웨덴(유럽 플레이오프 B조 승자)과 F조에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