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13만빌리티’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원전 투자 재개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확대, 한·베트남 원전 협력 기대감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는 잇따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추가 상승 여력에 무게를 싣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NXT장에서 1.57% 오른 12만91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때 13만원선을 돌파해 이른바 ‘13만빌리티’에 도달했다. 앞서 지난 23일 12만39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24일에는 12만7950원까지 치솟으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왔다.
미국 시장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차세대 원전 인허가 체계인 ‘Part 53’을 오는 29일부터 적용하면서 SMR 등 신기술 원전의 인허가 부담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빨라질수록 원자로·터빈 등 핵심 기자재 발주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추진 중인 북미 프로젝트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제작 범위가 확대될 경우 AP1000 2기당 주기기 약 1조9000억원, 스팀터빈·발전기 약 7900억원 규모의 수주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시장 역시 빗장이 풀리고 있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이탈리아와 벨기에가 원전 재도입을 계획 중이며, 독일도 탈원전 정책 폐기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대형 원전 기자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국내 기업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외에 가스터빈과 SMR이라는 또 다른 성장 축을 보유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은 가스터빈 사업에 직접적 호재다. 지난해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기업과 380㎿급 가스터빈 7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MR은 차기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테라파워 등 글로벌 SMR 기업들과 협력·공급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창원 부지에 8068억원을 투입해 SMR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2031년 완공 시 연간 20기 제작이 가능하다.
실적 기대감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1분기 매출을 4조658억원, 영업이익을 1942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6%, 영업이익은 36.29%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잔고가 2030년 약 4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원전과 SMR,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수주 기반이 넓어지면서 중장기 실적 안정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잇따라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은 14만원으로 7.7% 상향했고, KB증권은 14만8천원으로 9.6% 높였다. 유진투자증권은 신규 목표주가로 15만원을 제시했다.
다만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단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만큼 실적 발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원전·AI·SMR로 이어지는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견고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