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사건반장’ 간호사가 가습기에 락스

서정민 기자
2026-04-28 07:57:39
기사 이미지
'사건반장' (사진=JTBC)


한 재활병원 병실 가습기에 락스가 투입된 채 30시간 이상 작동하는 사고가 발생해 입원 환자가 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고가 알려진 뒤 병원 측이 “간호사 한 명의 실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뇌출혈로 쓰러진 60대 아버지의 재활 치료를 위해 지난 1월 경기 광주의 한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병원으로 아버지를 옮겼다. 당시 A씨 아버지는 거동이 어려웠고 목에 구멍을 뚫는 기관 절개 수술까지 받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병실에는 가습기가 설치돼 있었으며 간호사들이 수시로 멸균 증류수를 보충해 왔다.

문제는 입원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월 24일 발생했다. A씨는 당직 의사로부터 “가습기에 누군가 락스를 넣은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간병인이 “락스 냄새가 계속 나는 것 같고 증류수 색깔도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확인 결과 가습기 안에 실제로 락스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가습기는 최소 30시간 이상 작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병원 측은 “다른 환자나 간병인의 소행일 수 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락스를 가습기에 넣은 사람은 야간 근무 간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며칠 전 퇴사한 간병인이 락스를 증류수 통에 옮겨 담아 보관해 둔 것을 간호사가 증류수로 착각해 사용한 것이다. 병원 측은 “새벽이라 간호사가 락스인지 모르고 넣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당시 폐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A씨 아버지는 사고 이후 폐렴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열은 없는데 폐렴이 진행된 걸 보니 화학적 손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즉시 병원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임신 35주 만삭이었던 데다 어머니마저 뇌경색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어 변호사와 상의해 병원 측과 합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반에 협조적이었던 병원은 시간이 흐르자 태도를 바꿨다. “비영리 단체라 보험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A씨가 제시한 합의금 지급을 거부했고, A씨가 관리 책임을 지적하자 “간호사 한 명이 실수한 거지 병원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뒤 보험사에 보상을 문의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A씨가 증거 보존을 위해 보관을 요청했던 락스 용기 역시 병원 측에 의해 폐기됐다. 병원 측은 “약 2주간 보존했으나 연두색으로 변색하는 등 심각한 상태 변화가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해 폐기했다”며 “대신 사진은 촬영해 뒀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고 당시 간호사는 저조도 환경에서 액체 색을 판별하지 못했고,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냄새 판단도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A씨 아버지는 원인 불명의 발열이 지속되고 있으며 강력한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아 다른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상태다. A씨는 “병원 시스템 문제가 매우 큰데도 간병인과 간호사의 실수일 뿐이라고 말해 당황스럽다”며 “아직도 락스를 넣은 간호사가 누군지조차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어 병원 측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