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과 홈캠…아내가 남긴 영상·음성 추적
‘그것이 알고 싶다’ 아이 앞에서 벌어진 비극

‘그것이 알고 싶다’는 경기도 광주에서 발생한 공무원 아내 살인 사건을 다룬다. 헬멧을 쓴 침입자의 정체와 피해자가 남긴 홈캠 영상, 휴대전화 음성파일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지난 9월 1일 이른 아침, 경기도 광주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다섯 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집을 나서던 여성 앞에 헬멧을 쓴 남성이 나타났다. 남성은 미리 다세대주택 계단에 숨어 있다가 여성을 공격했다.
피해자는 34살 박은아 씨로, 방송에서는 가명을 사용했다. 은아 씨는 흉기에 스물여덟 곳을 찔려 숨졌다. 일상의 시작을 준비하던 아침은 아이가 보는 앞에서 벌어진 참극으로 바뀌었다. 제작진은 범인이 현장에 들어온 과정과 피해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정황에 주목한다.

범인은 범행 이후 타고 온 오토바이를 이용해 현장에서 도주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뒤 수원의 한 숙박업소에서 남성을 검거했다. 붙잡힌 남성은 은아 씨와 결혼한 지 5년 된 남편 염 씨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인물이었다.
방송은 남편이 어째서 자녀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살해했는지 질문한다. 헬멧을 착용하고 피해자의 거주지 계단에 미리 숨어 있었던 행동은 범행 경위를 살피는 중요한 대목이다. 제작진은 염 씨의 진술과 현장에 드러난 행동을 함께 놓고 사건을 추적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염 씨는 착실한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한 지인은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고요. 잘 모르는 뭔가가 얘를 돌게 만들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지인들이 기억하는 평소 모습은 사건에서 드러난 행동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부 지인들은 아내가 갑작스럽게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염 씨가 배신감을 느꼈고, 그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염 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이혼 소송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인들의 추측과 염 씨의 설명만으로 범행의 성격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은아 씨는 사건 당시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집을 나와 남편과 별거 중이었지만, 유가족은 염 씨가 살인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이혼을 둘러싼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졌는지, 생전 기록에 어떤 내용이 남아 있는지 살핀다.
별거 중인 아내의 집에 염 씨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의문이다. 은아 씨가 거주하던 곳의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어떤 경로로 알아냈는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방송은 염 씨가 피해자의 거주지를 찾아 미리 잠입한 과정과 우발적 범행이라는 설명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사건을 추적하던 제작진은 은아 씨의 남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남동생은 대화 도중 누나가 생전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사건 발생 석 달 전, 은아 씨가 이혼 소송의 증거가 담겨 있다며 자신에게 USB를 보여줬다는 기억이었다.

가까스로 찾아낸 USB에는 4,000여 개의 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그 안에는 사건 발생 석 달 전, 경찰이 출동할 만큼 위태로웠던 당시의 홈캠 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피해자가 이혼 소송의 증거로 언급했던 기록이 실제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방송은 홈캠에 담긴 장면을 통해 은아 씨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 살핀다. 지인들은 염 씨에게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제작진이 확보한 기록은 부부 사이를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게 했다. 영상 속 구체적인 내용과 당시 상황은 이번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USB뿐 아니라 은아 씨의 휴대전화에서도 다수의 기록이 발견됐다. 어렵게 잠금을 해제한 휴대전화에는 600여 개의 음성파일이 남아 있었다. 제작진은 홈캠 영상과 함께 음성 기록을 살피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추적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영상과 음성 속 염 씨의 모습은 유가족과 취재진에게 충격을 안겼다. 방송은 착실한 공무원이라는 주변의 평가와 피해자가 남긴 기록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여준다. 다만 파일의 수만으로 개별 기록의 내용이나 의미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당시 맥락과 함께 살펴야 한다.

은아 씨의 남동생은 제작진에게 “이상하게 화는 안 나요. 그런데 그냥 누나가 불쌍하네요…”라고 말했다. 누나가 남겨 놓은 기록을 마주한 유가족의 심경이 담긴 발언이다. 생전 이혼을 준비하며 모았던 자료는 사망 이후 사건의 배경을 되짚는 단서가 됐다.
방송은 피해자가 남긴 영상과 음성을 중심으로, 이혼 소송에 따른 스트레스라는 염 씨의 설명을 다시 살핀다. 주변에 알려진 평판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가정 내 상황과 피해자의 처지를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유가족의 기억과 기록에 남은 내용을 함께 제시하며 사건 이전의 시간을 추적한다.

이번 방송의 주요 쟁점은 우발적 범행이라는 설명과 사전에 준비된 행동 사이의 간극이다. 헬멧을 착용한 점, 별거 중인 아내의 거주지에 들어간 점, 계단에 숨어 기다린 점 등이 어떤 경위로 이어졌는지 살핀다.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낸 과정 역시 사건의 의문으로 남아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현장에서 드러난 정황과 지인들의 설명, 피해자가 남긴 기록을 통해 광주 공무원 살인 사건의 전모를 추적한다. 홈캠 영상 4,000여 개와 휴대전화 음성파일 600여 개에 담긴 단서가 염 씨의 범행 경위를 이해하는 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는다.
‘헬멧과 홈캠 - 광주 공무원 살인 미스터리’를 다루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방송시간은 10월 3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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