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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여정’ 김혜옥 “운명 같은 작품”

서정민 기자
2026-10-20 07: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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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옥과 저스틴 민이 영화 ‘흐르는 여정’을 통해 특별한 가족의 의미를 전한다. 두 사람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부터 촬영 과정에서 쌓은 인연까지 공개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흐르는 여정’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진유 감독과 배우 김혜옥, 저스틴 민, 박대호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흐르는 여정’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춘희가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한 뒤 독일에서 온 지휘자 민준,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소년 성찬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과 KBS독립영화상을 수상했다.

김진유 감독은 작품에 담긴 의미에 대해 “시각 언어와 음성 언어, 음악을 통해서도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농인 부모를 둔 코다(CODA)인 그는 언어뿐 아니라 공간과 사물에도 사람의 마음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을 영화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존엄사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존엄사를 전면적으로 다루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춘희라는 인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있었다”며 인물의 선택과 삶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연출했다고 전했다.

춘희 역을 맡은 김혜옥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혈연이 아니더라도 이웃 사람들과 충분히 가족과 같은 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시나리오여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정 자체가 제가 살아온 과거의 경험과 환경 등이 매우 흡사해서 ‘인연처럼 이 작품이 나한테 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연기 과정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혜옥은 “제가 지나온 나날들, 겪었던 과거의 많은 감정들을 다시 떠올리고 회고하면서 했다”며 “내 안에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흐르는 대로 연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한국 장편영화 주연작으로 ‘흐르는 여정’을 선택한 저스틴 민은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부터 작품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동안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왔는데,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캐릭터와 스토리에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극 중 민준과 춘희의 관계에 대해서는 혈연을 넘어선 가족의 의미를 강조했다. 저스틴 민은 “우리가 직접 선택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며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시 연결성을 찾는 아름다운 영화”라고 소개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도 배우들 사이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깊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장면을 이야기 순서대로 촬영했다며 “민준이 춘희와 성찬을 알아가는 과정과 저스틴 민으로서 김혜옥 선생님과 박대호 배우를 알아가는 과정이 거의 비슷했다”고 회상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소년 성찬을 연기한 박대호는 이번 작품으로 첫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평소 연주할 때는 곡 자체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지만, 연기로서 연주할 때는 성찬이 어떤 마음을 갖고 연주하고 있을지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음악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진유 감독은 음악을 인물들이 서로 소통하는 또 하나의 언어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춘희의 남편이 남긴 곡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저음역대를 강조해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구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촬영 장소에 얽힌 사연도 공개됐다. 김 감독은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촬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현장을 찾아 관계자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고향이 양양인 만큼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장소를 영화에 꼭 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강릉 명주동 주민들도 작품에 참여했다. 김 감독은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며 영화를 만들어온 어르신들이 출연했다며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작품에 힘을 더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농인 관객의 접근성을 고려해 국내 개봉 시에도 한글 자막과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춘희의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보다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촬영 준비 과정에서 내레이션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민은 춘희가 남편에게 쓴 편지를 자신의 목소리로 읽으며 희망과 기억, 상실의 감정을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김진유 감독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위로와 여유를 꼽았다. 그는 “이 영화가 관객분들한테 조금 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를 느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혜옥 역시 “이런 영화를 많이 보셔서 마음이 따뜻해지면 참 좋겠다”고 전했으며, 저스틴 민은 영화를 통해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김혜옥, 저스틴 민, 공민정, 박대호가 출연하는 영화 ‘흐르는 여정’은 오는 28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전체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25분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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