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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슨 3부작 <한국에서 찾은 나의 자리, 배우로 넓혀갈 세상> [bnt K-아티스트|카슨③] 아직 보여주지 못한 그녀의 장면이 있다

디즈니+ ‘아머사우루스’와 할리우드 제작 현장…액션 연기로 넓혀가고 싶은 배우의 가능성
김민주 기자
2026-11-06 1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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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nt news)



디즈니 채널 공식 유튜브에서 자신의 얼굴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 동경하던 ‘한나 몬타나’와 셀레나 고메즈의 영상들 곁에,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썸네일이 나란히 있었다. 카슨이 디즈니 작품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가장 실감한 순간이다. 화면을 보던 아이가 이제는 그 화면 안의 배우가 돼 있었다.

기회는 뜻밖의 추천에서 시작됐다. 제작진 중 한 사람의 아내가 카슨의 작품을 좋아했고, 배역에 맞는 배우를 찾던 남편에게 그를 추천했다. 이후 제작팀이 직접 연락해 오디션 절차를 안내했다.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을 받아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만난 작품이 ‘아머사우루스’로 소개된 미국 시리즈 ‘Armorsaurs’다. 한국의 ‘아머드 사우루스’를 새롭게 만든 작품으로 디즈니 XD와 디즈니+를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카슨에게는 어린 시절 디즈니 채널을 보며 품었던 꿈과 지금까지의 연기 경험이 이어지는 기회였다.

그 화면에는 배우로서 준비해온 또 다른 면도 담겼다. 카슨은 오래전부터 액션과 스턴트 훈련을 해왔다. 시작은 몇 년 전 영화 오디션의 질문이었다. 배역에 스턴트 연기가 포함될 수도 있는데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고 답해야 했다. 그 기억이 오래 남았다.

실제 캐스팅 결과와 별개로,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능성을 스스로 좁히고 싶지 않았다. 배역이 온 다음 훈련을 시작하면 늦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 공부와 함께 스턴트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다. 기회가 언제 생길지는 몰라도, 그때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조금씩 바꿀 수 있었다.

훈련을 하면서 뜻밖의 자신감도 얻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수영과 테니스를 꾸준히 했다. 몸을 쓰며 연습하고 기술을 익히는 일이 낯설지 않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액션에서도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것 같았다.

준비는 실제 장면으로 이어졌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첫 회에는 짧은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카슨에 따르면 감독은 그가 스턴트에 관심을 갖고 훈련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장면을 넣어줬다. ‘Armorsaurs’에서도 훈련 경험을 고려해 인물의 액션 장면이 추가됐다. 오디션에서 하지 못했던 대답을 몸으로 준비해온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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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본인제공)



더 넓은 현장은 연기를 바라보는 방식도 바꿨다. 카슨은 ‘엑스오, 키티’ 시즌 3, ‘성난 사람들’ 시즌 2, ‘더 킬러즈 게임’ 등 미국 제작 작품에 참여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카메라 앞과 뒤를 오가며 자신이 익숙했던 현장과 다른 일의 흐름을 접했다.

그가 경험한 미국 제작 현장은 각자의 전문 분야와 책임이 뚜렷했다. 한국 현장에서는 부서 사이의 경계가 유연하고 전체가 하나의 큰 팀처럼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빠른 진행 속도가 인상적인 한편, 다른 표현을 시도할 여유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느낀 때도 있었다. 자신이 일한 작품들을 통해 발견한 차이다.

연기 역시 한 가지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코미디나 따뜻한 가족극에서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표현이 어울릴 수 있고, 다른 작품에서는 절제된 반응이 필요할 수 있다. 카슨은 장르와 감독의 방향, 이야기의 문화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려 한다. 인물의 성격뿐 아니라 그 인물이 살아가는 작품의 세계에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제작 과정에 참여하며 새롭게 확인한 것은 자신이 이야기를 만드는 일 자체를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학창 시절에도 영상 제작 수업을 가장 좋아했다. 지금도 큰돈이 생기면 영화와 드라마를 만드는 데 시간과 돈을 쓰고 싶다고 농담한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직접 보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본다고 답한다.

촬영 때의 장면이 음향과 색보정, 시각효과, 세트 등 여러 분야의 손길을 거쳐 완성되는 과정이 좋다. 화면 속 한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이 필요한지 알수록 배우인 자신의 몫도 새롭게 느껴진다. 다음에 가고 싶은 현장은 더 유명한 작품의 촬영장인 동시에, 또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완성하는 자리다.

그곳에서 오래 일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윤여정과 고두심을 보며 카슨은 경력에 스스로 정해둔 시간표를 돌아봤다. 여성 배우로서 어느 나이까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기도 했고, 일이 기대만큼 빠르게 풀리지 않으면 뒤처진 듯 불안해지기도 했다.

오랫동안 연기하며 새로운 작품과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선배들은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윤여정의 경력을 보며 앞으로 어떤 일이 찾아올지는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카슨이 지키고 싶은 것은 정해진 시기에 도착해야 할 성과보다 연기에 대한 애정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한 오래 계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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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nt news)



액션을 준비하는 그가 가장 해보고 싶은 장르로 꼽은 것은 로맨틱 코미디다. 어린 시절 즐겨 본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는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악역이나 주인공의 친구를 연기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사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보고 싶다.

표현하고 싶은 감정도 구체적이다. 사랑에 빠질 때의 설렘과 어색함, 상대에게 마음을 열며 느끼는 불안, 함께하는 기쁨이다. 웃음을 주는 인물 안에도 그런 감정들이 충분히 살아 있기를 바란다. 진심이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관객이 다시 사랑을 믿고 싶어지는 작품을 꿈꾼다.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는 자신의 연기로 연기상 후보에 오르는 일도 있다. 참여한 작품이 인정받는 기쁨은 경험했지만, 자신이 후보자로 시상식에 참석하는 순간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최근 시상자로 행사에 섰을 때 후보로 그 자리에 온 모습을 상상하자 저절로 미소가 났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자신을 대변해줄 에이전트나 매니지먼트사를 만나 정기적으로 오디션에 도전하고 싶다. 현지 작품을 경험하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배역을 꾸준히 만날 통로를 만들려 한다. 포트폴리오와 연락할 자료를 준비하며, 2027년에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어도 준비할 일은 분명하다.

일에 마음을 많이 쓰는 만큼, 촬영장 밖에서 에너지를 나누는 시간도 중요해졌다. 카슨은 배우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람들이 모인 ‘자아를 찾는 사람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완벽하게 해내려는 마음이 자신을 지치게 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를 돕는 일에서는 그 열정을 다른 방향으로 쓸 수 있다.

커리어의 성과를 걱정하는 대신 자신의 시간이 실제 도움이 됐다는 보람을 얻는다. 함께 활동하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기다려진다. 그에게 봉사는 특별한 날의 일정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오래 이어가고, 언젠가는 경제적으로도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삶의 일부다.

집에서는 다른 종류의 창작을 즐긴다. 올해 이사한 공간을 꾸미고, 빈티지와 중고 물건을 찾으며 방마다 분위기를 만든다. 벽에 걸 그림이 필요해 직접 그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손으로 만들어 집에 놓는 시간이 즐겁다. 누군가의 평가를 기다리는 일과는 다른 작은 만족이다.

더 다양한 역할을 꿈꾸는 카슨은 자신의 도전이 다른 외국인 여성 배우들에게도 가능성을 넓히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온 모습도 남았으면 한다. 배우로 무엇을 해냈는지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지를 함께 생각한다.

어린 시절 보던 디즈니 영상 곁에 자신의 얼굴이 놓인 날, 한 가지 꿈은 눈앞의 현실이 됐다. 그렇다고 다음 장면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카슨은 다시 몸을 훈련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언젠가 연기할 사랑의 감정을 떠올린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있다는 말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다. 그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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