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완연한 봄이다. 따뜻한 볕 아래, 겨울과는 사뭇 다른 색채를 띠는 거리를 걷다 보면 덩달아 변화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이 계절을 보다 충만하게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해 유니크한 스타일을 준비했다.
히피펌은 1960~70년대 미국 히피족의 자유롭고 거친 스타일을 모방한 시술이다. 당대의 히피들은 기성 사회의 통념, 제도, 가치를 전복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자연성의 회복을 주창했다. 이는 패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포멀룩보다는 자연스럽고 활동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게 됐다. 당대의 상징적 스타 밥 딜런에게서 보이 듯, 헤어스타일 역시 별다른 세팅을 하지 않고 본연의 모질을 드러내는 방향이 유행했다.


나나는 60년대 할리우드 콘셉트를 추구, 내추럴한 꾸안꾸 패션을 선보였다. 프린팅 크롭 티셔츠, 오버 데님 등 채도가 낮은 빈티지 코디에 레오파드 재킷과 볼드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더한 그는 러프한 헤어로 마무리했다. 머리 손질은 과감히 생략, 간간이 모자로 커버하면 그만이다.

에스파 윈터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블론드 헤어로 풍성하게 연출했다. 나나가 락스타의 애티튜드를 시도했다면, 윈터는 순수하고 키치한 매력을 끌어내는데 집중했다. 이는 머릿결의 탱글탱글한 탄력과 복숭아 메이크업이 한몫했을 터. 여기에 페미닌 원피스와 바이커 부츠를 매치해 러블리한 소녀 모먼트를 완성했다.

빈티지펌은 굵은 컬감으로 인해 여성 숏컷~남성 중간 기장 이상이 되어야 특유의 자연스러움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중성적인 무드에도 탁월하다. 여성들이 특정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빈티지펌을 활용한다면, 남성들은 데일리하면서 범용성이 넓다는 장점 때문에 선택한다.
코드 쿤스트는 전체적으로 무채색 계열로 통일감을 주면서 캐주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옆머리까지 덥수룩하게 길러 90년대 브릿팝 밴드를 연상케 한 그의 센스가 돋보인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커트 주기가 긴 만큼 컬감 유지에 공을 들여야 한다.


잔나비 최정훈은 음악도, 스타일도 히피 시대를 지향하는 편. 이를 세련되게 풀이한 펌과 클래식한 가죽 재킷은 컨트리와 로큰롤 음악으로부터 기반한 2020년대 빈티지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준다.
세련된 캐주얼부터 레트로까지, 빈티지펌은 어떤 아웃핏이든 고유의 무드를 곁들여 준다. 비슷한 헤어에 지루함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위 스타들의 펌을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이현승 기자
bnt뉴스 패션팀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