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다 출품작을 기록한 '서울드라마어워즈 2026'의 수상 결과가 발표됐다.
노르웨이 작품 ‘어 베터 맨’이 국제경쟁부문 대상 수상과 함께 작가상(토마스 시베르그 토르주센), 남자연기자상(안데르스 바스모)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어 베터 맨’은 온라인에서 여성 혐오와 악성 댓글을 일삼던 중년 남성 ‘톰(안데르스 바스모 분)’이 신원과 행적이 공개된 뒤 여성으로 변장해 숨어 지내며 타인과 관계를 맺고 변화해 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혐오 가해자를 단순히 처벌하거나 단선적으로 구원하는 대신 증오와 고립에서 이해와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온라인 혐오와 젠더 갈등 등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풀어냈다.
‘어 베터 맨’은 2025 칸 시리즈에서 최우수 시리즈상과 최우수 연기상 등 3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도 3관왕에 오르며 국제적인 작품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어 베터 맨’에 대해 “각본, 연출, 연기 등 거의 모든 층위에서 최상의 경지를 자랑한다”며 “전 부문 대상작으로 손색없다”고 극찬했다.

류승룡의 ‘김 부장’, 국제무대도 통했다… 3관왕 차지
국내 작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도 3관왕에 올랐다. 국제경쟁 미니시리즈 작품상과 K-드라마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데 이어 주연 배우 류승룡이 국제경쟁 남자연기자상까지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력을 고루 인정받았다.
작품은 25년간 대기업에 몸담아온 중년 직장인 ‘김낙수(류승룡 분)’가 구조조정과 세대교체 속에서 익숙했던 삶이 흔들린 뒤 정체성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대기업 부장’이라는 한국적인 설정에서 출발해 중년 직장인의 불안과 존엄, 개인과 조직의 관계를 현실감 있게 풀어내며 다양한 국적의 심사위원들에게도 공감을 얻었다.
작품을 이끈 류승룡은 올해 에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찰스 멜튼을 비롯해 게리 올드만, 하세가와 히로키 등 쟁쟁한 배우들과 경합한 끝에 국제경쟁부문 남자연기자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단은 “자신감 가득하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비굴하기까지 한 김 부장 캐릭터를 중견 배우 류승룡이 실감 넘치게 연기한다”고 평가했다.
K-드라마부문 작품상은 SLL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와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나란히 차지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성공한 영화인들 사이에서 20년째 영화감독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한 황동만(구교환 분)을 통해 성공과 실패, 열등감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다. 황동만 역의 구교환은 내공과 특유의 개성으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완성해 K-드라마부문 남자연기자상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연기자상은 Studio S ‘멋진 신세계’의 임지연에게 돌아갔다. ‘멋진 신세계’는 조선시대 ‘악녀’로 기록된 여인이 현대 무명 배우 몸에서 깨어나 운명을 다시 써 내려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로, 공개 첫 주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 부문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임지연은 이번 작품에서 선악으로 단순히 규정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인물을 폭넓은 연기로 완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멋진 신세계’가 국제경쟁부문 미니시리즈 작품상을 수상한 데 이어 임지연이 K-드라마부문 여자연기자상까지 차지하며 두 부문에서 작품과 배우가 함께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한편 글로벌 팬들의 투표로 선정된 OST상은 ‘유미의 세포들 시즌3’, ‘Close to Me’를 부른 라이즈 앤톤이 수상했다. 음악 작업에 관심을 보여 온 앤톤은 데뷔 후 첫 솔로 OST가 수상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브레이킹 배드’ 빈스 길리건부터 ‘상견니’ 제작진까지… 세계적 창작진 국제경쟁부문 빛냈다
국제경쟁부문 연출상은 Apple TV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의 빈스 길리건과 고든 스미스에게 돌아갔다.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는 에미상을 수상한 ‘브레이킹 배드’의 빈스 길리건이 선보인 신작으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가 인류를 ‘행복’으로부터 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설정의 SF 드라마다. 제78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인정을 받은 바 있으며,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는 연출상과 함께 국제경쟁 미니시리즈 작품상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가 행복에 맞서 세상을 구해야 하는 상상력이 매력적이고, 인간의 공감 능력에 관한 문제의식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국제경쟁부문 장편 작품상은 ‘상견니’ 제작진이 참여한 대만의 화제작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에 돌아갔다. 연쇄살인범과 취재 다큐 제작 보조의 만남을 시작으로 비밀이 드러나는 미스터리 로맨스로, 독특한 액자식 구성을 통해 비극적인 트라우마와 첫사랑의 기억을 파고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장편 작품상은 그리스의 ‘더 차일드’가 차지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청년과 보호자가 위협을 피해 외딴 마을로 숨어들며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
단막극 작품상은 2007년 독일 미해결 여성 경찰관 피살 사건을 바탕으로 한 독일의 ‘디스클로저’에 돌아갔다.
5년 만에 부활한 숏폼 부문에서는 ‘언필터드’가 작품상을 수상했다. 온라인에서 청소년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위험을 다뤘다.
한편 국제경쟁부문 여자연기자상은 체코 단막극 ‘맘’의 엘리자베타 막시모바에게 돌아갔다. 지적장애를 지닌 엄마 역을 맡아 불안과 절박한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제초청부문 아시아스타상에는 한국의 재민(NCT)과 지수를 비롯해 중국 양양, 일본 진 아카니시, 필리핀 파울로 아벨리노, 태국 레베카 패트리샤 암스트롱, 싱가포르 글래디스 베이 등 6개국 7인이 이름을 올렸다.
제21회 서울드라마어워즈 시상식은 10월 8일(목)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이 진행되며, 시상식은 오후 4시 55분부터 MBC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올해는 한국 드라마 70주년을 맞아 10월 6일 코엑스마곡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9일부터 10일까지 반포한강공원과 석촌호수 서호 일대에서 ‘드라마 페스타’도 이어진다.
사진 제공 : 서울드라마어워즈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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