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최 회장이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를 하면서다.
9440억원 지급 판결은 지난달 24일 나왔다.
최 회장 측은 먼저 SK㈜ 지분 매각을 검토했지만, 대주주인 최 회장의 대량 매각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노 관장 측에 “주식과 현금을 적절히 섞어 지급할테니 협의를 부탁한다”고 제안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분도 보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그러나 노 관장 측이 전액 현금 지급을 고수하며 협의가 결렬되자 최 회장 측은 재상고를 결정했다.
최 회장 대리인단은 재상고 기한을 몇 분 앞두고 “최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비율이나 규모 산정에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이미 한 차례 판단을 내렸고 파기환송심이 그 취지를 따른 만큼, 재상고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재상고가 지급 시간을 벌고 지연이자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판
결이 확정됐다면 최 회장은 확정일 다음 날부터 연 5%, 하루 약 1억3000만원의 지연이자를 물어야 했다.
재벌 총수의 장남과 대통령 딸의 만남으로 ‘세기의 결혼’이라 불렸으나, 최 회장이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의 존재를 밝히며 파경이 공개됐다.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가 결렬돼 이듬해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고, 노 관장은 2019년 위자료와 SK 주식 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1심(2022년 12월)은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2심(2024년 5월)은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늘리며 SK 주식도 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이 자금이 뇌물에서 비롯된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위자료 20억원은 그대로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대법원 취지를 따르되 SK㈜ 주식 자체는 재산분할 대상이 맞다고 판단, 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산정했다.
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해져 2심(65:35)보다 노 관장 몫이 약 1.7%포인트 낮아졌다.
주식 가액 평가 기준일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이 아닌 이혼소송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지만, 이후 주가 급등은 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
이번 재상고로 2017년부터 9년 넘게 이어진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AI 생성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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