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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의 중년 영화 피렌체⑦] 새해에도 그대로인 것들

김민주 기자
2025-12-31 14: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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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의 중년 영화 피렌체⑦] 새해에도 그대로인 것들 (출처: bnt뉴스 DB)

새해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묻는다. 무엇을 바꿀 건지, 무엇을 새로 시작할 건지. 하지만 중년의 시간은 조금 다르다.

중년에게 새해란 모든 걸 새로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다. 새로 시작하지 않아도 지금까지의 삶도 괜찮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달라지지 않아도 삶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새해의 감정을 피렌체는 말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얼굴로 보여준다. 김민종이 연기한 인물이다.

그는 새해에도 달라지려 하지 않는다. 계획도 목표도 없다. 그저 오늘을 산다. 그 모습이 중년의 우리와 닮아 있다.

피렌체는 설명하지 않는다. 김민종의 눈빛과 침묵으로 말한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도 여전히 삶이라는 걸 조용히 보여준다.

이 영화의 위로는 달라지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의 나로도 삶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는다. 지금까지의 삶도 그대로 괜찮다는 생각. 피렌체는 그렇게 조용히 다가온다. 새해에도 그대로인 것들, 그것들이 지금의 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새해의 어느 날, 혼자서라도 극장에서 보고 싶어진다. 조용한 어둠 속에서 내가 살아온 시간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김민종의 피렌체는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삶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조용히 보여준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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